본문 바로가기
San Diego/샌디에이고 이야기

샌디에고 항공산업 (2) 라이언 에어로노티컬(Ryan Aeronautical)

by G-I Kim 2016. 3. 22.

▣ 라이언 에어로노티컬(Ryan Aeronautical)은 Tubal Claude Ryan (1898-1982)이 샌디에고에 설립한 항공기 제작사입니다. 항공우편수송에 사용되던 항공기인 Ryan M-1와 M-2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제작한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가 제작되어 린드버그의 대서양 무착륙 단독 횡단 비행이 성공되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여 성공한 회사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1,300대 정도 생산된 베스트셀러 훈련기인 PT-22를 생산했으며 이후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의 최대 히트작 중에 하나인 파이어비(BQM-34 Firebee) 생산과 수직이착륙기의 개발의 선구자로 인정받아 나름대로 성공한 항공기 제작사로 성장했습니다. 1968년 설립자인 Tubal Claude Ryan는 은퇴와 동시에 회사를 대형군수기업 텔레다인(Teledyne)에 매각하고 이후 텔레다인-라이언(Teledyne Ryan)이라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텔레다인-라이언은 1999년 당시 미국의 최대 방산 업체 중에 하나인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에 합병되었고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RQ-4 글로벌 호크(Global Hawk)을 설계하고 생산하게 됩니다.

 

▲ T. Claude Ryan은 샌디에고에 Ryan Flying Company라는 회사를 설립하는데 1924년에 라이언 에어라인즈(Ryan Airlines)라는 이름으로 바꾸고는 그 당시 미국 항공산업에서 가장 유망했던 항공우편업무를 시작합니다. 라이언 에어라인즈는 미국 최초의 정기민항 항공사로 샌디에고와 로스엔젤레스 간 항공운송을 했지만 항공우편 배달기로 독자적인 모델을 자체 제작하게 됩니다. Ryan M-1이라는 항공기를 1926년 2월에 처음 생산하였고 개량형인 M-2 모델과 함께 모두 36대를 생산하였습니다. 비행기 설계에는 Hawley Bowlus, W A Mankey, John Northrop 등 유명한 설계자들이 참여했습니다.

 

▲ 린드버그가 탑승하여 대서양 단독 무착륙 횡단 비행에 성공한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는 라이언 에어라인즈의 M-2모델을 Donald A. Hall에 의해 개량하여 만들어 졌는데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T.C. 라이언이나 라이언 에어라인즈는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의 제작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이언 에어라인즈는 린드버그가 대서양횡단 비행에 성공한 8년 후인 1935년에 라이언 에어로노티컬(Ryan Aeronautical)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린드버그의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가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하자 유명세를 타서 이후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은 항공기 제작사로 성공했습니다.

 

▲ 라이언 에어라인즈는 1927년부터 라이언 M-1 우편배달 항공기를 개량한 5인승 단엽 비행기인 라이언 브로엄 (Ryan Brougham)을 212대를 생산했습니다. 샌디에고 에어스페이스 뮤지엄에는 현재 남아 있는 4대의 라이언 브로엄 중 한 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기체의 최대속도는 시속 200킬로미터 정도이고 항속거리는 1,100 킬로미터 정도 이었습니다.

 

▲  1935년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은 현재 샌디에이고 공항인 린드버그필드(Lindbergh Field) 남쪽 10에이커의 면적에 건물을 세우고 비행학교 운영과 항공기 제작을 시작했고 1939년에는 공항 남동쪽에 50년간 부지를 임대하여 공장을 짓고 다량의 비행기를 생산하는데 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종업원 수가 최고 8,500명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47개의 공장빌딩 들이 있었고 1939년부터 1969년까지 항공기 생산을 했으나 현재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의 공장들은 대부분 철거되어 샌디에고 공항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1935년에 회사 이름을 라이언 에어로노티컬 후 제작 판매한 민간용 항공기는 라이언 ST (Ryan ST, Sport Trainer) 시리즈로 탠덤복좌 저익 단엽기입니다. 민간과 군에서 훈련기로 많이 사용하였고 곡예비행에 충분한 기체이어서 1937년 국제 곡예 비행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합니다. 위 사진은 미해군 연습용으로 100대가 생산된 라이언 ST 시리즈 중에 하나인 NR-1 연습기입니다.  라이언 ST의 최대속도는 시속 200킬로미터 정도이고 항공거리는 600 킬로미터 정도 이었고 1,568대가 생산되었습니다.

 

▲  Ryan PT-22 Recruit는 라이언 ST의 본격적인 군훈련용 모델로 1,000대 이상이 생산되어 미육군 항공대의 연습기로 사용되었습니다. 미육군 항공대(지금의 미공군)는 저렴하면서도 쓸만한 성능을 보인 라이언 ST를 훈련용으로 채용 할 것을 결정하는데 메나스코 엔진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키너성형엔진으로 바꾼 PT-22 Recruit를 생산합니다.  

 

▲ 2015년 72세의 배우 해리슨포드는 Ryan PT-22 Recruit를 타고 단독비행을 했으나 산타모니카공항에서 이륙한 후 엔진고장으로 로스엔젤레스 베니스 지역 골프장에 비상착륙을 했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생산된지 70년이 넘는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체는 라이언 ST 시리즈와 함께 아직 현역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1937년에는 SCW(Sports-Coupe-Warner Super Scarab radial engine)-145라는 슬라이딩식 캐노피와 병별식 앞좌석을 가진 3인승 스포츠기도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원형기 포함 13대만 만들어졌고 미육군이 L-10이라는 이름으로 한 대를 채용하는데 그칩니다. 

 

▲  1940년에는 50미터의 전유동식 슬랫과 플랩을 갖추어 50미터의 거리에서 이착륙이 가능한 관측기 YO-51 드래곤 플라이(Dragonfly) 개발하였으나 3대의 시제품만 만들고 미육군항공대 채용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때부터 라이언사는 단거리이착륙이나 수직이착륙 비행기 개발에 집착을 보이게 됩니다.

 

▲ 라이언 에어로노티컬는 계속 독특한 항공기 생산에 도전합니다. 전면에는 피스톤 엔진을 장착하고 후부에는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한 Ryan FR Fireball (1944-1945년 생산, 71대), 전면에는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하고 후부에는 터보제트 엔진을 장착한 개량형인 Ryan XF2R Dark Shark (1946년 생산, 1대)를 미해군을 위해 생산했습니다. 이 기체들은 피스톤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보다 빠른 시속 800킬로미터 이상의 성능을 보였으나 보다 성능이 우수한 제트전투기들의 조기 도입에 따라 Ryan FR Fireball은 1947년에 조기 퇴역하였고 Ryan XF2R Dark Shark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 라이언 ST/PT-22로 급속히 확장한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은 2차 세계대전 후 군의 발주가 대폭 감소한 상태에서 한때 목제 항공이 제작경험을 살려 장례용 관 제작에도 관여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1948년 미국의 노스아메리칸사의 경비행기 나비온(Navion)의 생산권을 인도받아 1,400대 이상을 생산하였습니다. 나비온은 2차 세계대전 최고의 피스톤 엔진 전투기인 P-51 무스탕의 외형을 많이 닮아 있는데 P-51 무스탕을 병렬복좌식 연습기로 만든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에서 생산하기 전에 이미 노스아메리칸사에서 1,100대 이상 생산하였고 미공군, 미육군, 미주방위군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아직도 나비온은 미국에서 현역으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은 또한 AAM-A-1 Firebird (불새)라는 미국최초의 공대공미사일을 개발합니다. 레이더 유도 무선 조정 미사일이었던 Firebird는 대형 쌍발 피스톤 엔진 전투기인 F-82 트윈무스탕, B26 인베이더에 장착되어 사용되었으나 무게가 120킬로그람이지만 속도가 마하 0.85밖에 되지 않고 사정거리가 13킬로미터 정도로 제트전투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1947년부터 3년간 사용되고 퇴역하였습니다.  

 

▲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은 수직이착륙기의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는데 Ryan X-13 Vertijet (1955년), Ryan VZ-3 Vertiplane (1959년), Ryan XV-5 Vertifan (1964년)와 같은 특수한 실험기체들을 만들었으나 실용기 수준으로 발전하지는 못했습니다.

 

▲ 하지만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은 무인 드론기 개발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고 서방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었다는 무인표적기인 파이어비(BQM-34 Firebee)를1955년에 개발하게 됩니다.

 

▲ 1968년 설립자인 Tubal Claude Ryan는 은퇴와 동시에 회사를 대형군수기업 텔레다인(Teledyne)에 매각하고 이후 텔레다인-라이언(Teledyne Ryan)이라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후 샌디에고의 공장시대는 막을 내립니다. 텔레다인-라이언사는 이후에도 많은 드론을 개발하는데 표적기 역할 부터 정찰드론까지 다양한 종류의 드론들이 개발됩니다. 베트남전 때에는 베트남 뿐만 아니라 중국을 정찰하는 임무까지 수행하였는데 지금과 같이 위성통신이 발달하지 않아 나중에 드론을 회수해서 사진 등 정찰정보를  획득해야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  또한 텔레다인-라이언사는 항공기용 디코이인 ADM-160A MALD을 개발하여 생산합니다. 마하 0.8의 속도로 450 킬로미터를 20분 이상 날아가 적의 레이더로 부터 아군 전투기로 오인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F-16 전투기와 B-52 폭격기에서 사용되었습니다.

 

▲ 텔레다인-라이언은 1999년 당시 미국의 최대 방산 업체 중에 하나인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에 합병되었고 라이언 에어로노티컬이 개발하기 시작한 무인기 기술이 발전하여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RQ-4 글로벌 호크(Global Hawk)을 설계하고 생산하게 됩니다. 현재 글로벌 호크는 노스롭-그루먼사의 텔레다인-라이언 부문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최종 조립공장은 캘리포니아 사막지대인 팜데일에 있습니다. 

 

▲  글로벌호크는 고도 무인 정찰기로 1998년 미국 공군에 처음 배치되었습니다. 최대 5,50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날아가 20 킬로미터 상공에서 북한 면적보다 넓은 14만 평방킬로미터를 36시간 정찰하고 돌아올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30cm 길이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데 수집된 정보는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 화상 형태로 지상 기지에 전송됩니다. 글로벌호크는 성능 개량을 거쳐 미 공군과 해군용을 비롯해 동맹국 수출용 등 8개 기종, 총 39대가 생산돼 실전배치 되었습니다. 한국이 2018년부터 도입할 4대의 글로벌호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TEL) 및 북한군 수뇌부의 차량 움직임 등을 집중 감시할 계획입니다. 라이언 에어로노티컬(Ryan Aeronautical)은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 드론의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현재 최고의 고고도 정찰기라고 하는 글로벌호크의 탄생에 지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 이글에 사용된 사진들의 대부분은 다른 사이트의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