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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COVID-19) 감염병 장기화와 호텔들의 폐업

by G-I Kim 2023. 1. 20.

호텔 운영 종료 안내,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 2022년 12월 31일

▣ 코로나(COVID-19)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와 고강도 방역조치가 지속되며 국내의 많은 호텔들이 경영난으로 휴업과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1~3성급뿐 아니라 4~5성급의 굵직한 대형호텔들까지 휴폐업을 했습니다. 특히 비즈니스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사라지거나 재개발되는 호텔 중 4곳은 회의와 모임 등으로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서울 서초구, 2019년 4월

▲ 2021년 1월 31일 1982년 강남 최초의 특급호텔로 문을 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이 폐업했습니다. 1981년 서주산업개발이 궁전호텔을 흡수합병해 1982년 리뉴얼을 거쳐 강남 최초의 특급호텔인 '서울 팔래스 호텔'로 재개관했습니다. 또한 2016년 메리어트의 쉐라톤 브랜드를 달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로 리브랜딩했습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반포동에 자리 잡은 이 호텔은 객실 331개, 회의실 11개, 지상 12층 규모의 5성급 호텔이었습니다. 3500억에 이 호텔을 인수한 더랜드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중소형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이 결합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재개발합니다. 총 73가구, 지상 35층 규모의 주거시설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유리한 지리적 요건과 강남권에서 가장 오래된 특급호텔이라는 이미지로 정평이 나있었습니다. 특히 이곳은 인근의 대법원,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서울고등법원,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성모병원, 국립중앙도서관 등과 인접해 있어 고위 공직자, 정치인, 법조인, 의료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모임 장소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곳 중의 하나였습니다. 호텔 내 주요 시설로는 뷔페식당 ‘에이치 가든’, 일식당 ‘다봉’, 중식당 ‘서궁’ 등이 유명했고 식당의 구조 또한 개인전용실이 다수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팔래스 호텔 시절 호텔 뷔페를 제일 먼저 접했던 곳이고 비교적 가성비가 좋아서 자주 이용했습니다. 일식당 다봉에서는 조찬회의, 그리고 그랜드 볼룸에서는 국가고시 채점 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근처에 서울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 지하철역이 있었지만 대중교통 수단으로 접근하기 어려웠고 로비가 비교적 작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 2022년 2월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 2022년 2월

▲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Le Meridien Seoul Hotel)은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근처에 있는 호텔로 전원산업이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1980년 200실 정도 규모의 남서울호텔로 개장하였는데, 1995년 신관을 신축하면서 리츠칼튼 서울로 리모델링 되었습니다. 2017년 1,100억원으로 대규모 개보수 공사 후 르 메르디앙과 계약을 맺어 르 메르디앙 브랜드로 영업했으나 2021년 8월에 폐업했습니다.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 2020년 2월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 2020년 2월

▲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은 코로나 사태와 버닝썬 사태로 경영난이 악화되어 폐업했으며 이후 현대건설 등이 7000억원 금액으로 호텔 부지를 인수했고, 당시 삼성증권은 부지 매입을 위한 PF주관 및 자금조달(500억원)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르메르디앙 호텔 자리에는 업무, 상업, 숙박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사업자 쪽이 제출한 계획안을 보면 이 부지에는 업무, 상업, 숙박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시설이 건립됩니다. 지하 7층∼지상 31층 규모로 개발 면적만 비교하면 인근의 강남 교보타워의 1.4배 수준이며 부지 내에는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과 이어지는 연결통로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2020년 2월

▲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은 결혼식 하객으로 몇 번 방문했는데 결혼식장은 지하 3층에 위치하고 있는 다빈치볼룸이었습니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고급호텔 답게 럭셔리 웨딩으로 유명했고 제공되는 코스요리도 훌륭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의 전신인  리츠칼튼 서울 호텔 옥산 뷔페에서 식사를 하면서 회의를 하는 소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음식과 서비스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의 전경, 2021년 5월

▲ 1983년부터 40년 동안 서울 남산에서 상징적인 건물 중에 하나였던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Millennium Hilton Seoul Hotel)이 2022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12월 30일 투숙한 고객이 31일 오전 체크아웃을 하면서 운영이 공식 종료됐습니다.

운영이 종료된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2022년 12월 31일
운영이 종료된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2022년 12월 31일
운영이 종료된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2023년 1월 14일

▲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은 한국 건축가가 설계한 국내 1호 호텔로 1983년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남산을 병풍처럼 감싸는 모양으로 살짝 꺽어진 이 호텔은 건축가 김종성씨의 작품입니다. ‘한국 1세대 건축가’로 당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로 있던 김씨는 김우중 당시 대우실업 사장의 요청을 받고 귀국해 호텔을 설계했습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1999년 대우그룹은 싱가포르 기반 호텔운영사 CDL호텔코리아에 소유권을 넘겼으며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닥치자 힐튼호텔은 지난해 부동산펀드운용사인 이지스 자산운용에 1조 1000억 원의 가격으로 다시 매각되었습니다. 이지스 자산운용은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을 허물고 오피스, 호텔, 상가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설을 2027년 완공할 계획입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의 로비, 2021년 5월

▲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은 대리석 계단, 기둥 등으로 웅장하고 고풍적 분위기를 풍기는 로비가 유명했습니다.  힐튼 호텔의 로비는 이탈리아산 대리석과 미국산 참나무 베니어 등 당대 최상의 소재를 사용했고 기둥에 있는 동판은 국내 방위 산업 기업인 풍산이 납품하고 일본 장인이 직접 닦아내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호텔은 회의나 모임, 결혼식 하객으로 수차례 방문하였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로비에 전시된 자선 힐튼 열차와 힐튼 빌리지, 2022년 12월 26일

▲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의 명물 중에 하나는 1995년 이곳에서 첫 운행을 시작한 힐튼 열차입니다. 알프스 마을을 연상하게 하는 배경부터 각양각색의 건물, 사람들까지 연출되었습니다. 마치 동화 세상에 와 있는 것만 같은 미니어처와 그 사이사이를 내달리는 정교한 기차는 매년 이 호텔 투숙객은 물론 연말 분위기를 내려는 방문객에게 사랑받아온 ‘사진 명소’가 되었습니다. 

 

 

 

 

스위스그랜드호텔 본관, 2021년 10월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스위스그랜드호텔(Swiss Grand Hotel)은 1988년 5월에 오픈한 호텔로 큰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있어 많은 대형 행사가 열었던 호텔입니다. 최고 19층 4개 동에 396개 호텔 객실과 100개 레지던스 객실, 2500명의 인원이 수용 가능한 컨벤션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위스그랜드호텔 본관 로비의 3층 높이 대형 아트리움, 2021년 10월

▲ 스위스그랜드호텔은 체인 호텔 계약을 맺은 스위소텔의 모회사인 에스에어사의 파산하자 2002년 힐튼과 계약을 맺고 그랜드 힐튼 호텔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스위스그랜드호텔라는 독자 브랜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2500명의 인원이 수용 가능한 스위스그랜드호텔의 컨벤션센터, 2021년 10월
2500명의 인원이 수용 가능한 스위스그랜드호텔의 컨벤션센터, 2021년 10월

▲ 스위스그랜드호텔은 넓은 컨벤션 센터에서 많은 행사가 있어서 자주 이용했던 호텔입니다. 투숙객은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1000여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이 있지만 대중교통수단으로 접근하기에는 좀 불편한 위치에 있습니다. 호텔 주변에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이 있지만 1킬로미터 거리에 있어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에 자리잡은 레지던스 건물, 2021년 10월

▲ 2023년 1월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홍은동 4개 필지에 걸쳐 있는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 약 1만 2천평에 서울시가 공공주택사업을 시행한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이곳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용적률(200~400%)을 늘리고 대신 공공기여율 25~30%를 적용해 상생주택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스위스그랜드호텔 부지는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150~250%)에 위치합니다. 2종일반주거지는 현행법상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지만, 호텔이 들어선 1980년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숙박특별법에 따라 숙박시설 건축을 허용했습니다. 

 

▲ 한때 스위스그랜드호텔(그랜드 힐튼 호텔)은 과거에 시그니처 뷔페 레스토랑으로 유명했습니다. 한식, 중식, 양식, 디저트 등 100여가지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뷔페 레스토랑은 1988년 호텔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으며, 소규모 모임의 단골 고객은 물론 가족이 세대에 걸쳐 방문할 정도로 고정 고객의 비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201석의 메인홀과 별실 2개를 운영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번 이용했는데 아주 만족한 뷔페 레스토랑이었습니다. 2023년 현재 뷔페 레스토랑은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 특히 뷔페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야외 테라스 바비큐 프로모션이 인기가 있었습니다. 몽골리안 바비큐를 비롯하여 소갈비, 양갈비 등 육류와 신선한 해산물을 셰프들이 직접 참숯에 구어 제공해서 인기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