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항공산업 (1) 린드버그의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

 

▣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Spirit of St. Louis), 즉 “세인트 루이스의 정신”은 찰스 린드버그가 1927년 5월 최초로 단독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할 때 사용한 비행기로 특수 설계된 단일 엔진 단엽기입니다.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는 1927년 5월 20일 뉴욕 롱아일랜드의 루스벨트 비행장을 이륙하여 안개와 진눈깨비를 뚫고 33시간 30분 동안 대서양을 건너 5,794 킬로미터를 비행한 끝에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파리의 르 부르제 공항에 착륙하였습니다.

 

▲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라이언 항공사 (Ryan Airlines)의 Donald A. Hall에 의해 1927년에 제작된 항공기입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St. Louis Raquette Club의 린드버그 지지자들의 지원에 의해 제작되어 이름을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라고 명명했다고 합니다.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는 샌디에고에서 제작된 후 찰스 린드버그가 인수하여  단독 대서양 횡단 비행에 사용됩니다.

 

▲ Ryan NYP (for New York to Paris)라고 불리는 이 기체는 제작기간을 줄이기 위해 리안항공제작사의 우편배달 항공기인 Ryan M-2을 기초로 만들어졌으며 당시 제작비는 만오백달러가 소요되었는데 지금통화로는 15만 달러로 약 1억 8천만원 정도입니다.  위 기체는 샌디에이고 항공 우주 박물관에 있는 Ryan M-1 기체를 이용한 여객기인 라이언 브로엄(Ryan Brougham)입니다. Ryan M-2는 Ryan M-1의 개량형으로 찰스 린드버그는 처음에 대서양 횡단 기체로 Ryan M-2를 고려했다가 나중에 Ryan M-2를 기초로 장거리 여행용으로 개발된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에 탑승하게 됩니다.

 

 

▲ 5인용 비행기인 Ryan M-2를 개조해 조종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모두 연료 탱크를 놓았고 무게를 줄여서 연료를 절감하기 위해 비행기에 꼭 실어야 하는 낙하산, 구조 신호용 조명탄은 물론이고 라디오도 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두 6,600킬로미터를 날 수 있는 연료가 탑재되었습니다. 특이한 기체 형태로 앞쪽 유리창이 없었기 때문에 앞을 보기위한 잠망경이 설치되었습니다. 최소한의 식량만 탑재하고 237마력의 엔진으로 최고속도 시속 214킬로미터, 순항속도 시속 161-177 킬로미터로 1927년 5월 20일에서 21일까지 계기판이나 고도계가 없는 상태에서 뉴욕에서 파리까지 5,815 킬로미터를 33시간 32분만에 도착했습니다.

 

▲ 샌디에고는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Spirit of St. Louis)를 생산하는 등 과거 미국 항공산업의 중요 지역 중에 하나였습니다. 샌디에고 국제공항 터미널에 가면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의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 기체는 실제 비행을 할 수 없는 모형 비행기입니다.

 

▲ 또한 찰스 린드버그의 흉상도 있고 그에 대한 안내판도 있습니다. 린드버그가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를 인수받아 처음 비행을 한 곳을 린드버그 필드(Lindbergh Field)라고 불렀고 이 지역은 이제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이 되었습니다.

 

▲ 샌디에이고 항공 우주 박물관에도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의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고 샌디에이고가 이 기체의 생산지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기체는 1979년에 박물관 측이 다시 만든 Spirit 3 라는 기체로 전시되기 전에 몇 번에 비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비행기의 기수에는 이 기체가 방문했던 나라의 국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의 원형 기체는 1927년 4월28일 처음 비행을 시작한 후 174회의 비행을 마치고 나서 퇴역한 후에 현재 워싱턴의 스미소니안 항공우주박물관에 보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후 워너브라더스사의 영화용 제작기체 이외에도 실제 비행이 가능한 많은 복제 비행기가 생산되어 일부는 전시중입니다.

 

▲  라이언 에어라인즈(Ryan Airlines)는 T.C. 라이언(Tubal Claude Ryan. 1898-1982)이 1925년 에 설립한 항공사로 샌디에이고와 로스엔젤레스를 오가는 정기 항공편을 운영한 미국 최초의 정기 민간 항공사입니다. T.C. 라이언은 승객수송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항공기 제작에 참여하게 되는데 처음 개발한 기체는 당시 미국의 항공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항공우편수송에 사용되던 항공기였습니다. Ryan M-1이라는 항공기를 1926년 2월에 처음 생산하였고 개량형인 M-2 모델과 함께 모두 36대를 생산하였는데 비행기 설계에는 Hawley Bowlus, W A Mankey, John Northrop 등 유명한 설계자들이 참여했습니다. 

 

▲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는 Ryan Airlines의 M-2모델을 Donald A. Hall에 의해 개량하여 만들어 졌는데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T.C. 라이언이나 라이언 에어라인즈(Ryan Airlines)는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의 제작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Ryan Airlines는 린드버그가 대서양횡단 비행에 성공한 8년 후인 1935년에 Ryan Aeronautical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린드버그의 스피릿 오브 세인트 루이스가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하자 유명세를 타서 이후 Ryan Aeronautical은 항공기 제작사로 성공했습니다.    

 

 

존앨콕(John Alcock)과 아서브라운(Arthur Brown)의 대서양 무착륙 횡단 비행(1919년 6월 14일-15일)

 

▲ 비행기로 대서양 무착륙 횡단을 처음 성공한 사람은 린드버그가 아니라  존 앨콕과 아서  브라운입니다. 그들은 한 쌍의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한 비커스 비미 폭격기를 타고 1919년 6월 14일 캐나다 세인트존스의 레스터 비행장을 이륙해서 약 3,030킬로미터의 최단거리를 16시간 27분 비행하고 아일랜드 커너매라의 클리프든 근교의 한 습지에 불시착했습니다. 조종사 출신인 앨콕은 비커스사를 설득하여 비행기를 얻어냈는데 26세의 잉글랜드인으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기 조종사로 비행 경력을 쌓았습니다.

 

▲ 스코틀랜드 출신의 파트너 브라운은 앨콕 보다 여섯 살이 많았는데 전쟁 포로였다고 합니다. 그들은 샌드위치와 위스키, 그리고 맥주 한 병을 싣고 평균 속력 시속 185 킬로미터, 비행 고도 최고 해상 3,658미터로 날아갔는데 비행 중 그들은 엔진 고장과 안개, 눈, 얼음과 사투를 벌였다고 합니다. 이후 앨콕과 브라운은 영웅 대접을 받았으며 조지 5세는 그들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는데 앨콕은 1919년 말, 프랑스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으며 브라운은 1948년 사망했습니다.

 

▲ 한국인이 선호하는 명품인 버버리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명품 옷’이 아닌 ‘기능성 의류’로 출발한 옷으로 특유의 방수 기능과 견고함으로 대서양 횡단에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대서양 횡단 비행할 때 입었던 버버리는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잦은 안개와 비 혹은 진눈깨비에도 따뜻하고 습기가 없는 컨디션을 유지했어요” 이 말은 1919년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했던 존 윌리엄 앨콕이 남긴 말입니다. 

 

▲ 이에 비해 린드버그는 앨콕과 브라운에 비해 훨씬 먼 거리를 긴 시간에 걸쳐 ‘단독으로’ 비행했다는 데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린드버그의 정확한 판단력과 목숨을 건 도전 정신은 인류의 장거리 비행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이후 항공기와 비행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대서양 횡단 무착륙 단독비행의 첫번째 도전자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적기를 75대나 격추한 르네 퐁크였지만 비행기 폭발로 실패했으며 린드버그가 도전하기까지 6명의 젊은 조종사가 횡단을 시도하다가 사망하였습니다. 린드버그는 고도계며 계기판도 없는 것은 물론, 사실상 추위나 비, 안개 등 악천후에도 속수무책인 비행기를 몰고 뉴욕의 루스벨트 비행장에서 파리의 르부르제 비행장까지 장장 5,815 킬로미터의 거리를 33시간 32분에 걸쳐 한번도 쉬지 않고 비행하여 성공했습니다.   

   

 

※ 이글에 사용된 사진들의 대부분은 다른 사이트의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