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라 반도에 있는 크로아티아의 로비니는 많은 유럽인이 사랑하는 도시입니다. 아드리아해를 향해 길게 뻗어 나온 로비니는 붉은빛 지붕들과 마을 중심 언덕에 우뚝 자리 잡고 있는 성 유페미아 성당, 항구에 정박한 요트들로 멋진 작품 사진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북부 아드리아 해에 면하고 있는 지리적인 조건과 일 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충분한 일조량을 자랑하는 지중해성 기후를 띄고 있어 수많은 여행객이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고 있습니다. 500년 동안 베네치아 공화국에 속해 있었던 로비니는 이탈리아 문화의 산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여행 첫날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로비니 (Rovinj)이었습니다.
▲ 크로아티아 부제트(Buzet)에서 로비니(Rovinj)로 이동하는 길에 버스에서 바라보이는 모습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반도의 전형적인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었습니다. 완만한 구릉지대에는 넓게 펼쳐진 올리브밭과 포도밭, 언덕 위의 마을들, 빨간 지붕의 농가, 가축이 풀을 뜯는 들판,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경치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부제트에서 출발한 지 1시간이 좀 넘어선 오전 9시에 로비니에 도착했습니다.
▲ 로비니에 도착해서 하차한 곳은 구시가지와 가까운 해안 도로인 Obala Palih Boraca에 있는 E&G Club이라는 바 바로 앞의 원형 교차로이었습니다. 현재 E&G Club이 있었던 건물은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건물 벽면에 베지타(Vegeta)라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크로아티아 조미료 브랜드의 대형 선전 포스터가 걸려 있습니다. Podravka는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식품 브랜드가 1959년에 개발한 조미료로 다양한 채소(당근, 파슬리, 양파 등)와 MSG(글루탐산나트륨) 및 향신료를 혼합한 건조 조미료 파우더입니다. 유럽은 물론 중동, 북미, 아시아 등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 E&G Club 앞의 원형 교차로는 도보로 주요 명소를 쉽게 방문할 수 있는 편리한 위치이어서 투어 프로그램의 미팅 포인트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 로비니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로비니 성 유페미아 성당 (Church of St. Euphemia)이 있는 구시가로 가기 위해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왼쪽에 오래된 건물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지 외부 도색이 다 벗겨졌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이후 이 건물은 철거되고 새로운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 해변가의 상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른쪽 길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은 식당이고 그 뒤로 작은 주유소가 있습니다. 이 거리는 Obala palih boraca는 로비니 중심부에 위치한 해안 도로입니다. 로비니의 해안도로에는 소나무, 삼나무, 은행나무, 더글라스 전나무 등이 심어져 있는데, 여름철 강한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제공하여,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조성합니다.
▲ The Orange Bar라는 아이스크림과 디저트를 판매하는 음식점의 야외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침식사로는 햄과 계란, 오믈렛, 카푸치노와 브리오슈, 오렌지 주스와 토스트를 판매합니다. 카푸치노와 브리오슈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서 아침 식사나 간단한 간식으로 즐겨 먹는 조합입니다. 이 둘은 각각 맛과 향이 독특하고, 함께 먹을 때 서로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로비니는 크로아티아어가 공용어지만, 이탈리아어도 널리 쓰입니다. 로비니는 이탈리아 소수민족 자치 지역이기 때문에 이탈리아계 주민도 많고, 간판도 이중 언어로 표기됩니다. 오렌지 주스와 토스트는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영양가 있는 아침 식사의 조합입니다. 오렌지 주스의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토스트의 바삭하고 고소한 맛과 잘 어우러집니다.
▲ 구시가지 북쪽 해안가에는 Ribarska obala – Valdibora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Ribarska obala는 직역하면 "어부의 해안"을 의미하며, 전통적인 어업 활동이 이루어졌던 지역입니다. Valdibora는 로비니 구시가지 북쪽에 위치한 주요 지역으로, 대형 공영 주차장인 Valdibora 주차장이 있어 차량 이용자들에게 편리한 접근성을 제공합니다. 이 지역은 구시가지와 가까워 도보로 이동하기에 좋습니다. 또한 로비니 아치펠라고 및 남부만 투어, 돌고래 관찰 투어 등 보트 투어가 출발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 구시가지 북쪽 해안가에는 많은 보트들이 정박해 있습니다. 세일링 보트, 모터 요트, 스피드보트 등 다양한 선박들이 보이는데 대여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등이 해안을 공유하는 아드리아해는 비교적 잔잔하고 바닷물이 투명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뱃놀이하기는 좋을 것 같습니다.
▲ 구시가지의 북쪽으로 다가갈수록 로비니의 상징적인 랜드마크인 로비니 성 유페미아 성당의 종탑과 17~18세기 베네치아풍 다층 건물, 석조 건물, 빨간 기와지붕 등 보입니다. 건물의 창문과 창문 사이를 연결해서 빨래를 널고 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크로아티아는 대부분 건물과 건물 사이에 줄을 연결하거나, 창문 밖에 돌출된 철제 바에 빨래를 널고 자연풍과 햇빛으로 건조합니다.
▲ 로비니(Rovinj)의 그린 마켓(Green Market)에 도착했습니다. 구시가지 북쪽의 발디보라 광장(Trg Valdibora)에 위치한 이 시장은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마르샬 티토 광장(Maršal Tito Square)에서 북쪽으로 약 100미터 떨어진 발디보라 광장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여름철에는 더 늦게까지 운영되기도 합니다.
▲ 이른 아침시간인데 신선한 제철 과일을 판매하는 점포는 문을 열었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 체리와 살구, 딸기는 달마티아(Dalmatia) 지역과 이스트라(Istria) 지역에서 자주 자생하고, 여름철에 신선한 체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체리는 그 달콤하고 신선한 맛으로 유명하며, 현지인들은 이 체리를 다양한 요리나 디저트에 활용합니다. 체리와 살구는 보통 5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수확되며, 이 시기에 신선한 체리와 살를 시장에서 많이 구할 수 있습니다. 딸기의 수확 시기는 3월에서 6월까지로, 봄과 초여름에 특히 맛있고 신선한 딸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 바로 옆 가게에서는 이스트라 산 트러플, 올리브오일, 꿀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트러플 오일을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다고 하기에 잠시 점포 주인과 흥정을 했지만 시간도 촉박하고 크로아이타 현지 화폐인 쿠나 (HRK)가 없어서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2017년에는 유로화는 아직 사용 전이었고 자국 화폐인 쿠나가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일부 관광지에서는 유로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 우리와 여행을 동행한 사람들은 과일을 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2017년 크로아티아에서 체리 가격은 일반적으로 킬로그램당 3~5유로 정도였는데 한국에서는 소매가격이 킬로그램당 2만 원이 넘었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 딸기 가격은 일반적으로 킬로그램당 15유로, 한국은 킬로그램당 15,000 ~ 20,000원 정도로 크게 차이가 없었습니다. 2017년 크로아티아에서의 살구 가격도 한국보다는 저렴합니다.
▲ 우리도 체리를 사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체리는 달콤한 체리(Sweet Cherries)입니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껍질이 붉고 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신 체리(Sour Cherries)도 재배되는데 신맛이 강한 체리로 주로 디저트나 잼을 만들 때 많이 사용됩니다.
▲ 로비니의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로비니는 과거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건물에 베네치아 건축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건물은 서로 밀착해 있으며, 건물 간 거리가 매우 좁아 통로는 보행자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외벽은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보수를 안 해서 칠이 벗겨진 곳도 있습니다.
▲ 로비니 구시가지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독특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건물 외벽을 따라 연결된 전선들입니다.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 때문에 대부분의 전선이 외부에 노출되어 건물 외벽을 따라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 건물에서 맞은편 건물로 전선이 공중에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 로비니 구시가지의 골목길의 바닥은 자연석 또는 대리석 석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며 표면이 반들반들하고 미끄럽게 마모되었습니다. 햇빛이나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며 광택이 도는 질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바닥은 정형화된 타일이 아니라 불규칙한 크기와 형태의 돌들이 모자이크처럼 이어져 있으며, 물 빠짐을 돕기 위해 약간의 기울기나 굴곡을 만들었습니다. 비가 오면 이 반질반질한 돌들이 상당히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로비니 구시가지는 반도 형태로 바다에 돌출된 지형에 위치해 있어, 여러 골목길이 직접 바다로 이어집니다. 골목 끝이 갑자기 계단이나 바위 턱으로 마무리되며 바다와 바로 연결됩니다.
▲ 성 유페미아 성당에 다가갈수록 골목길이 오르막길이 됩니다. 로비니의 구시가지는 지름 약 400~500미터 정도의 반도형 구역에 위치해 있으며, 총면적은 0.2~0.3 km² 정도로 매우 작고 밀집된 구조입니다. 구시가지 안에는 수십 개의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으며, 각각의 골목은 수십 미터에서 수백 미터까지 다양합니다. 전체 골목길의 연장 길이를 단순 추정하면 약 3~5km 내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시가지를 따라 모든 골목길을 둘러보는 데에는 대략 1~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 성 유페미아 성당에 올라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갑니다. 계단 옆으로 작은 등대가 하나 보입니다. 로비니 항구 등대 (Svjetionik Rovinj)입니다.
▲ 로비니 항구 등대는 1903년에 만들어진 100년이 넘은 등대로 로비니 항구의 안전한 항해를 돕는 중요한 신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석조로 된 사각형 형태의 건물로 높이는 약 7미터 정도이며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어, 현재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습니다. 등대 옆으로 배 한 척이 지나갑니다.
▲ 이 배는 Sturago라는 이름의 선박으로 로비니에서 레드 아일랜드(Crveni Otok)로 운항하는 Ro-Ro 카페리입니다. 이 페리는 관광객과 차량을 함께 수송할 수 있는 소형 선박으로, Maistra d.d.라는 크로아티아의 관광 기업에 의해 운영됩니다. 2008년 슬로베니아 이졸라의 Ladjedelnici Izola 조선소에서 만들어졌으며 길이 약 25.65미터의 130톤 무게의 선박입니다. 여름철에 정기적으로 운항되며, 배차 간격은 약 1시간이라고 합니다.
▲ 교회 근처에 는 카페 바 XL라는 분위기 좋은 카페 바가 있습니다. 아드리아해를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 덕분에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파크 베가 ADD (Park Bega ADD) 소규모 공원 한편에 야외 테이블과 의자를 갖춘 카페입니다.
▲ 아드리아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현지 맥주, 하우스 와인, 칵테일, 과일 주스를 마실 수 있습니다. 반려견 동반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