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나일강을 크루즈를 타고 유유히 여행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나일강 크루즈 선박들은 호텔과 유사한 시설을 갖추었지만 선데크라고 하는 맨 위층 상갑판에서는 휴식과 시시각각 변하는 나일강의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탑승한 마르퀴스 나일 크루즈 (M/S Nile Marquis Nile Cruise)는 나일강 크루즈 중 중간급 정도의 선박으로 밤에는 누비안 전통 공연, 디스코 파티, 벨리댄스 등의 쇼가 진행됩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선데크(Sun Deck)로 올라갔습니다. 저녁 9시에 누비아인 전통공연 (Nubian Folkloric Show)이 있기 때문에 저녁식사 후 남는 시간에 아스완의 야경을 보기 위해 올라 왔습니다.
▲ 선데크 가운데 유리돔으로 만든 지붕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에 직원이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선내에 설치된 CCTV를 보고 있습니다. 보안직원인 것 같습니다. 지붕 뒤로 보이는 것은 선미로 누워서 쉴 수 있는 선베드들이 놓여 있습니다.
▲ 밤인데도 이용할 수 있도록 조명시설이 켜져 있습니다. 하지만 12월의 이집트 밤 날씨는 생각보다 쌀쌀해서 그냥 누워서 쉬기에는 좀 서늘합니다. 강바람이 불어서 쌀쌀합니다.
▲ 여름 낮에는 강한 햇볕이 비칠 수 있으므로 긴 의자인 선베드 위에는 지붕, 파라솔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 배가 여행지를 따라 이동할 때 이곳에 누워 주변 풍경을 구경하면서 쉬어갈 수 있겠습니다. 저 멀리 따뜻한 물로 쉴 수 있는 자쿠지가 보입니다.
▲ 자쿠지는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안에 물이 없는 것을 보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선데크 후미에는 수영장도 있습니다. 겨울철이라 수영을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스완은 12월에 최저온도가 10도, 최고온도가 24도입니다. 이에 비해 여름에는 최저온도가 26도, 최고온도가 42도입니다.
▲ 배의 가장 위쪽인 선데크의 가운데에는 주류와 음료수를 제공하는 바가 있습니다. 지금은 운영 안 하네요...
▲ 선수 쪽 갑판에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습니다.
▲ 상당히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 테이블과 의자 이외에도 선베드 들도 있습니다.
▲ 긴 의자 옆에는 운동기구도 있네요.. 구색은 다 갖춘 것 같습니다.
▲ 배의 선데크 후미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아스완은 이집트 남부 도시입니다. 고대에는 셰네(Shene)라고 불렸고 성서에도 이집트 남한의 땅으로 나옵니다. 지명은 고프트 어로 '시장'이라는 뜻입니다. 고왕국부터 누비아 지배지역으로 번성했고 수단과 에티오피아의 상업 그리고 교통의 중심을 이루어 상업 도시, 여름 휴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스완 로우 댐과 하이댐이 건설된 후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이용하여 화학 비료·철강·시멘트 등의 공업이 발달하였습니다.
▲ 우리가 탑승한 선박 옆의 나일 크루즈쉽 전용 부두입니다. 출입문이 따로 있는데 저 출입문을 통해서 크루즈선에 승선하게 됩니다.
▲ 선데크에서 본 아스완의 야경입니다. 남쪽에 보이는 조명에 비치고 있는 나일강 서쪽 둑의 장소는 Qubbet el-Hawa라는 지역입니다. 기독교인 콥트교 수도원의 유적과 이슬람교도들의 무덤 아래에 아스완 귀족들의 무덤들 (Tombs of the Nobles)이 있습니다.
▲ 바로 옆에 정박해 있는 다른 크루즈쉽 뒤로 아스완 시내의 야경이 보입니다.
▲ 북쪽으로는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자마 마스지드라는 모스크와 바로 옆에 옥상에 음식점이 있는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나일강변이라서 조명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아스완은 고대 이집트 시절 거의 항상 이집트의 남쪽 경계로 여겨졌던 곳입니다. 여기에서부터 누비아가 시작됩니다. 누비아는 선사시대부터 이집트와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문화권이었지만, 고대 이집트에게는 언제나 통제와 착취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누비아가 이집트에서 소비되던 이국적인 아프리카산 물품의 생산지이자 중간 교역로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비아에는 대규모 금광이 있어 고대 이집트가 오래도록 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습니다. 신왕국 시대가 되면 이집트는 누비아를 아예 이집트 제국의 일부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하여서 누비아 인들은 이미 상당 부분 이집트화 되었습니다.
누비아인은 고대 이집트 남부 누비아 지역에 거주하는 나일사하라어족 흑인을 이야기합니다. 현재의 수단의 아랍 부족들은 상당수가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언어적으로는 아랍화된 누비아인 조상을 두고 있습니다. 이슬람으로 개종하였지만 현재도 누비아어군 언어를 사용하는 누비아 인들은 150~200만여 명 정도이고 누비아인의 후손에 해당하는 수단 아랍인 인구는 1300만여 명입니다. 검은 피부색과 곱슬머리를 가진 누비 안인은 나일강변에 터를 잡고 소로 밭을 경작하고, 나룻배로 고기를 낚으며 살고 있습니다.
▲ 오후 9시부터 행사가 있다고 해서 라운지 바에 들어왔습니다. 술이나 음료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 누비안 전통 음악이 연주되고 전통춤들이 공연됩니다.
▲ 누비인 후손들이 독특한 의상을 입고 흥겹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 누비아 전통 춤의 영상입니다.
▲ 누비안 전통 춤을 추는 남성 무용수와 누비안 전통음악을 열심히 연주하고 있는 악사입니다.
▲ 말의 탈을 쓴 무용수들이 나타납니다. 말춤을 추고 있습니다.
▲ 관객들이 모두 나와 같이 춤을 추기도 합니다. 공연은 한 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 누비아 (Nubia) >
누비아 (nubia)는 고대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었던 지명입니다. 이집트에서 이 지방의 흑인을 노예라는 뜻인 놉(Nob)이라고 부른 것이 ‘누비아인’으로 되어 누비아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합니다. 또한 고대 이집트어로 누브(Nub)는 금을 가리키는데 ‘누브(Nub)가 많이 나는 지방이라고 해서 누비아(Nubia)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 행정구역으로는 이집트 남부 아스완 지방, 그리고 남쪽 나일강 상류로 더 올라간 람세스 2세 신전의 아부심벨, 국경을 넘어 수단의 하르툼(Khartum)을 포함합니다. 오랫동안 이집트 세력 하에 있었고 상누비아를 중심으로 쿠슈 왕국(B.C.900경~A.D.4세기 중반)이 번영했습니다. 상누비아는 고대 그리스인에게는 아이티오피아(나중에 에티오피아)라 불렸습니다.
누비아인은 누비아 사막지대의 나일강 유역에 살던 농민인데, 이집트의 아스완하이 댐 건설로 생긴 나세르호 때문에 하누비아(현재의 이집트) 전체와 상누비아(현재의 수단) 일부가 수몰되어 1961년부터 수단 정부의 도움으로 누비아사막 남쪽 끝 아토바라강의 에티오피아 국경에 가까운 곳에 건설된 하슴 엘 길바 댐 부근의 농경지로 집단 이주하였습니다.
누비아는 선사시대부터 이집트와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문화권이었지만, 고대 이집트에게는 언제나 이집트 입장에서는 통제와 착취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누비아가 이집트에서 소비되던 이국적인 아프리카산 물품의 생산지이자 중간 교역로였으며 대규모 금광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집트는 이 곳에서 채취한 금으로 당시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이집트로부터 오래도록 억압을 받던 누비아가 반대로 이집트를 통치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25 왕조 시대에 누비아의 왕 피예(피앙키)는 북진해 기원전 747년 이집트를 정복하고 이후 그의 후예들이 약 10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습니다. 누비아인들은 이미 완전히 이집트화 되어 이전의 파라오와 유사한 통치를 했습니다. 하지만 기원전 7세기 중반 이집트로 쳐들어온 아시리아인들로 누비아 세력을 다시 이집트에서 축출하였습니다.
▲ 누비아 박물관(Nubian museum)은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세워졌으며 약 3천 점의 유물들이 선사시대부터 파라오 시대, 로마 시대, 콥트 기독교 및 이슬람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누비아 지역의 문명과 문화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조각상과 이미 기원전 4000년 전에 만들어진 대형 채색 도자기, 누비아 전사들의 모습을 담은 검은 인형, 나일강을 따라 있는 이집트 유적의 미니어쳐 모형, 누비아 전통 가옥 등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