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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해외 먹을거리

영국의 대표 음식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

by G-I Kim 2021. 3. 21.

▣ 피시 앤드 칩스(Fish and Chips)는 대구나 가자미 등의 흰 살생선을 이용한 생선 튀김과 감자튀김을 함께 먹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입니다. 영국에서 테이크 아웃 요리로 대중적인 음식이며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남아공 등의 영연방 국가들에서도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피시 앤 칩스의 역사

 

▲ 피시 앤 칩스는 영국을 대표하는 요리이지만 음식을 구성하는 생선 튀김과 감자튀김은 모두 영국 이외의 곳에서 유입된 요리입니다. 생선 튀김은 17세기경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건너온 유대인들이 영국에 전파했으며 감자튀김은 벨기에와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들어왔습니다. 피시 앤 칩스의 판매는 1860년대 동유럽에서 이민을 온 유대인 조셉 말린(Joseph Malin)이 런던에서 흰 살 생선과 감자칩을 함께 튀겨서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팔았던 것이 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영국 올덤(Oldham) 근처의 모슬리(Mossley)라는 곳에서 존 리스(John Lees)가 처음으로 판매를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다만 19세기 중반 잉글랜드에서 피시 앤 칩스가 탄생했다는 설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습니다.

 

▲ 피시 앤 칩스는 북해의 트롤 어획의 급속한 발전에 의한 흰 살 생선의 어획량이 급증과 19세기 후반기의 주요 산업도시로 연결하는 철도와 냉동시설의 발달로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하게 먹는 피시 앤 칩스는 영양과 열량이 풍부했을 뿐 아니라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영국의 노동자 계급 사이에서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피시 앤 칩스 가게는 잉글랜드 전역으로 퍼져나갔으며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에 점포를 열면서 피시 앤 칩스는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 초기의 피시 앤 칩스 점포는 석탄을 이용한 요리용 도구 등 아주 기본적인 시설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에 프라이어 앞 카운터를 통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에게 종이 포장 안에 들어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표준적인 형식으로 발전했습니다. 1910년까지 영국에는 약 25,000개의 피시 앤 칩스 점포가 있었는데 1927년에는 35,000개로 증가했으며 흰 살 생선의 3 분의 2가 피시 앤 칩스 요리로 사용되었습니다. 현재의 영국에는 8,000개가 넘은 피시 앤 칩스 점포가 있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저렴한 피시 앤 칩스를 하층민들도 19세기에서 처럼 굶주리지 않고 여전히 사 먹을 수 있었던 덕분에 전쟁 기간 내에 영국 사회의 안정에 이바지한 면도 있었다고 합니다.

 

▲ 1928년 Harry Ramsden (1888–1963)은 West Yorkshire의 Guiseley에 첫 번째 피시 앤 칩스 매장을 열었습니다. 이 매장은 1952년 피시 앤 칩스 10,000 인분을 제공하여 기네스 북에 등재되기도 했는데 1988년에 Merryweathers가 인수하여  현재 Harry Ramsden's이라는 이름으로 영국과 아일랜드에 35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피시 앤 칩스 패스트푸드 식당 체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후 독일 유보트가 영국으로 향하는 수송선단을 무차별 공격하면서 영국의 식료품 공급량이 전쟁 전의 30% 수준으로 줄었으며 대부분 식료품이 배급제로 바뀌었습니다. 이때 생선과 감자는 상대적으로 공급물량이 많았고 생선의 경우는 배급제로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저장이 쉽지 않아 배급제에서 피시 앤 칩스 만은 제외되었습니다. 오히려 병사들에게 급식되었으며, 대피한 민간인들도 피시 앤 칩스 차량들에 의해 먹을 것을 공급받았습니다. 이 당시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피시 앤 칩스를 ‘좋은 친구(the good companions)’라 불렀다고 합니다.

 

피시 앤 칩스의 현재

 

▲ 영국에서는 피시 앤 칩스에 들어가는 생선을 영국에서 많이 나는 대구를 선택하지만 지금은 해덕 대구, 북대서양 대구, 민대구, 가자미, 넙치, 명태와 같은 흰 살생선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좋은 피시 앤드 칩스 음식점은 다양한 생선들 사이에서 좋은 생선을 고를 수 있도록 노력하며 당일 아침 수산 시장에서 새로 산 물고기를 조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시 앤 칩스는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는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 중의 하나입니다.

 

▲ 피시 앤 칩스 상점은 전통적으로 포장을 위해 신문을 사용하였지만 2003년 위생 규정의 변경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요즘 식당에서는 보통 식품 품질의 포장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신문을 모방하기 위해 포장지 외부에 인쇄를 하기도 합니다.

 

▲ 피시 앤 칩스는 일반 가정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지만 과거에서부터 길거리 음식 취급을 받아 점포에서 구입한 음식을 집으로 가져와 먹는 경우가 흔합니다. 영국의 펍(pub)에서는 예전부터 술안주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고 고급 식당들도 피시 앤 칩스를 메뉴에 추가했습니다. Harry Ramsden’s와 같이 피시 앤 칩스를 주로 다루는 체인점도 있지만 맛이 가장 나은 곳은 각지의 피시 앤 칩스 전문점들입니다. 금요일 특히 사순절에 고기를 먹지 않고 생선 등 다른 음식으로 대체하는 로마 가톨릭의 오랜 전통은 주로 개신교 신자들과 무신론자 사회에 습관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금요일 밤은 피시 앤 칩스를 먹는 전통적인 행사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카페와 식당에서는 습관적으로 메뉴를 변경하면서 매주 금요일 피시 앤 칩스를 제공합니다.

 

▲ 영국 피시 앤 칩스 연합(National Federation of Fish Friers)에 따르면 여전히 피시 앤 칩스 가게에서 소비하는 흰 살 생선과 감자는 영국 전체 소비량의 각각 30%, 10%를 차지합니다. 영국인이 연간 피시 앤 칩스에 지출하는 금액은 12억 파운드에 달하며 1/4 가량의 영국인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피시 앤 칩스 가게를 방문합니다.

 

▲ 국내에도 피시 앤 칩스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있습니다. 서울에는 이태원에 피시 앤 칩스 맛집들이 있습니다. 

 

Anthony's Fishette, San Dieogo, California, US

 

▲ 샌디에이고 항구에 있는 Anthony's Fish Grotto라는 유명 맛집의 파치오에 있는 또 다른 음식점인 Anthony's Fishette입니다. 이 곳은 주로 패스트푸드 형태의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Anthony's Fishette에서 주문한 피시 앤 칩스는 생선 튀김과 감지 튀김, 그리고 검은콩이 제공되었는데 맛은 그냥 평범했습니다. 미국에서의 피시 앤 칩스는 워싱턴 주 등 북서부의 해안가 지역에서 주로 팔리고 있으며 변형된 소스를 사용하고  튀김 방식은 일본식 빵가루 튀김을 사용합니다.

 

Cookes of Dublin, Walt Disney World Resort, Orlando, Florida, US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 월드에는 디즈니 다운타운이라는 식당과 상점이 모여 있는 구역이 있는데 이 곳에 아일랜드 음식 전문점인 Cookes of Dublin이 있습니다. 버거와 샌드위치 그리고 피시 앤 칩스를 판매하는 식당입니다.

 

▲ 여기서 Famous Fish and Chips라는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두툼한 생선이 있는 튀김과 두껍게 썰어진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피시 앤 칩스를 처음 선보인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의 쥬세페 체르비(Giuseppe Cervi)로  1880년부터 더블린(Dublin)에서 피시 앤 칩스를 판매했습니다. 더블린 사람들은 피시 앤 칩스를 ‘원 앤 원(one and on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MS Stena Superfast VII (Scotland - Northern Ireland)

 

스코틀랜드에서 북아일랜드로 이동할 때 탑승했던 MS Stena Superfast VII라는 페리에서 점심식사로 피시 앤 칩스를 주문했습니다.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선박 안에서 주문한 식사인 피시 앤 칩스가 비교적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음료수와 피시 앤 칩스, 그리고 후식으로 케이크와 크림이 제공됩니다.

 

▲ 두꺼운 생선 튀김과 감자튀김, 타르타르소스, 삶아 으깬 완두콩인 머시 피스(mushy peas)입니다. 생선 튀김 위에는 레몬을 뿌려 먹습니다. 머시 피스는 밤새 불린 완두콩을 소금, 설탕으로 살짝 간을 해 물에 넣고 삶은 것으로 담백한 맛이 두드러지는 생선과 감자튀김에 약간의 단맛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 생선 튀김은 맥주를 이용한 두꺼운 튀김옷을 만들기 때문에 바삭합니다. 부드러운 생선 튀김 안에는 두꺼운 생선이 들어가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지역별로 다양한 소스를 피시 앤 칩스에 곁들여 먹는데 가장 흔한 소스는 소금과 맥아 식초(malt vinegar)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그레이비소스, 케첩, 마요네즈를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