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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등등/병원의 기억

중앙대학교 부속 용산병원, (구) 용산 철도 병원 (1907 - 2011)의 역사

by G-I Kim 2022. 9. 13.

중앙대학교 부속 용산 병원의 설경, 2010년 1월 5일

▣ 중앙대학교의료원은 1984년부터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던 용산철도병원을 임대해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1만885m2(약 3,300평) 규모였으며 400병상을 운영했습니다. 이 병원은 1907년 조선 통감부 철도국 전용의 <용산동인병원>으로 개원한 병원이었으며, 2011년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임대해 운영하던 용산병원을 임대 기간 만료로 철수하며 흑석동 병원으로 기능을 이전, 통합하였습니다.  2022년 9월 현재 HDC 현산이 주도하는 옛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928년 지어진 건물로 국가등록문화재 옛 용산철도병원 본관을 리모델링해 용산역사박물관으로 개관하였으며 나머지 건물은 철거 후 주거상업복합 건물을 지을 예정입니다.

 

 

▲ 용산병원의 역사는 1907년부터입니다. 일제는 1906년부터 용산에 대규모 병영시설을 짓는 한편 용산역을 중심으로 철도 관련 시설을 집중시켜 나갔습니다. 1907년 12월 일본의 도진카이라는 단체가 일본의 의학을 보급한다는 명분으로 용산동인 병원을 설립하였습니다. 도진카이는 1902년 6월에 설립한 의료사업단체로 1946년 2월 엽합군 총사령부에 의해 해산될 때까지 40년간 한국과 중국에서 병원경영, 난민구제, 문화 교류 등의 활동을 한 단체였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제국적인 침략정책을 옹호하고 서구의 문화사업에 대한 일본의 대항책을 수행한 단체이기도 했습니다. 용산동인 병원은 설치 후 철도에 위탁되어 철도병원이 되었으며 1913년 도진카이와의 계약이 해지된 후 용산철도병원이 되었습니다. 1918년 이전의 목조건물이 화재로 소실되어 본관건물을 같은 규모의 목조건물로 재건축하였으며 1926년 용산철도의원으로 개칭하고 철도국에서 직영으로 운영하였습니다.

 

▲ 1929년 (구)용산병원 옛동 건물인 신본관을 증축하였습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철근 콘크리트 혼합구조로 지어진 신본관은 가능한 한 장식과 기교를 배제하고 간소함과 실용성을 살리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전 시기 권위주의적 병원 양식을 벗어나 환자 입장을 배려한 배치가 돋보입니다.

 

 

▲ 주 출입구를 대로변에 두어 접근성을 높였고 각 진료실의 배치도 환자의 동선이 최대한 짧아지도록 했습니다. 평지붕을 설치해, 1920년대 유럽의 병원에서 막 시작한 옥상 정원을 도입한 시도하였으며 1층엔 연속된 아치로 공간을 배치해 율동감을 살렸고, 원형 창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습니다.

 

 

▲ 신본관은 연면적 2,105 m2로 근대식 양식으로 현관 캐노피에 스테인 글라스를 사용하고 1층은 약국, 사무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피부과가 있었으며 2층은 소아과, 치과, 이비과, 안과, 수술실, 시험실, 엑스선실 등이 있었습니다.

 

 

▲ 용산철도병원은 조선 3대 관공립병원에 꼽힐 정도였습니다. 경성제국대학 부속병원, 일본 적십자사 조선본부병원 다음으로 용산철도병원을 쳤습니다. 8개 진료과에 82병상을 갖춘 용산철도병원은 철도청 직원이나 가족 외에 일반 환자도 진료를 받을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용산철도병원 인근은 일본인 거주지여서 평범한 조선인이 병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산철도병원에는 전국 통틀어 15개 밖에 없는 고가의 암 치료 약을 10개나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센터동, 2011년 6월

▲ 1936년 8월에는 (구)용산병원 센터동 건물인 철근콘크리트 건물인 3층 건물을 추가로 증축하였습니다. 연면적 724 m2, 1층과 2층에 각 7개의 병실, 3층 건물에 10개의 병실이 있었으며 일광욕실, 분만실과 난방, 가스, 수도, 전기승강기와 방독설비 등이 설치되었습니다. 1938년 6월 이후 경성 철도병원으로 개칭하였으며. 해방 후 1947년 서울운수병원으로 개칭하였으며 1972년 국립서울병원(서울철도병원)으로 또다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 1984년 5월11일 서울 철도병원(국립서울병원) 임대에 대한 공개 입찰에서 중앙대학교가 낙찰되면서 중앙대학교 부속 용산병원이 되었습니다. 1984년 11월 26일에는 314병상에서 400병상으로 증설이 허가되었으며 1991년 11월에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부속용산병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1992년 1월에는 3차 요양기관으로 지정되었으며 2004년 12월에는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으로 명칭이 다시 변경되었다. 2006년 10월에는 용산병원의 건물명칭이 변경(본관→옛동, 구관→센터동, 신관→진료동)되었으며 2010년에는 병상수를 348병상으로 축소하여 운영하였습니다. 

 

 

밤 늦게까지 흑석동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이사하는 모습, 2011년 3월 25일
중앙대학교 병원 표식이 제거된 건물, 2011년 4월 2일 

▲ 부지 소유자인 한국철도공사는 재개발을 위해 중앙대학교 병원을 내보내려는 입장이었습니다.  2007년에 철도공사가 반환 소송을 냈고 2009년 12월 5일 승소함에 따라 결국 2011년 3월 25일, 임대계약이 만료되며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의 진료도 종료되었습니다. 2008년 중앙대학교 재단에 두산이 참여한 후 중앙대학교는 용산병원 부지를 매입하려고 하였으나 코레일과의 협상이 가격문제로 어려움이 많았으며 2009년 12월 5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진훈)는 코레일이 "용산병원 부지와 건물을 반납하라"며 중앙대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은 병원 토지와 건물일체를 코레일에 인도하고 기존 임차료 25억원에 14억원을 추가하여 2008년부터 연간 39억원의 임차료를 지급하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와 같은 액수는 당시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습니다. 이에 중앙대학교의료원은 항소를 포기하고 2011년 6월 중앙대의료원 신축 별관으로 전격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이전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인 1년6개월간 명도를 유예하기로 코레일과 전격 합의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11년 3월 31일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은 흑석동 소재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이전하였고 폐업이 신고되면서 104년이라는 병원으로서의 역사는 마감되었습니다.

 

 

▲ 코레일은 외부컨설턴트 업체의 자문을 받아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철수 후 '코레일 용산병원'을 신축하기로 하고 임대사업자를 공모하였습니다. 한강로 3가 65-207 1만1천㎡ 부지에 새 병원운영 사업자와의 협약 등을 통해 병원 신축 인허가를 새로 받아 노후한 현 병원 건물 등을 신축한 뒤 오는 2014년 8월 재개원할 계획이었습니다. 코레일이 제시한 운영 조건은 ▲기존 병원 시설물 철거와 건물 신축 ▲특성화센터와 건강검진센터를 포함한 종합병원 운영 ▲연간 사용료 약 37억 원 이상(30년간 1천억원) ▲병원 신축에 관한 재정적 책임 ▲지하 3~4층 규모의 주차장 건립이었습니다. 코레일 용산병원은 인근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과 연계돼 있고, KTX 호남선의 시종착역이어서 지방 환자 등을 유치하기에 유리하다는 잇점 등이 있어 신규 투자에 나서려는 병원업계가 있을 것으로 코레일측은 보고 있었으나, 기존 병원건물을 철거한 뒤 새 건물을 신축해야 하는데다 특성화센터(또는 전문병원), 검진센터, 지하 주차장 등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운영해야 하는 등 계약 조건이 까다로워 병원업계가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2010년 12월부터 2011년 3월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코레일 용산병원의 새 운영사업자 공모에 나섰지만 사업신청을 한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어 유찰되었다.

 

▲ 용산구 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 1만0948㎡ 규모의 부지를 개발하는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은 이후 신규 사업자를 모집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모집을 못하고 방치되어 있었다. HDC현산의 부동산투자회사 ㈜에이치디씨아이파크제1호 위탁관리가 2021년 5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개발사업 영업인가를 받고 사업 추진에 나섰습니다. 우선 1929년에 지어진 (구) 용산병원 옛동 건물을 HDC현산이 붉은색 벽돌 마감재가 쓰인 옛 용산철도병원 특유의 외관과 내부의 역사적 흔적을 살리면서 구조 안전성은 대폭 강화하여 <용산역사박물관>으로 2022년 3월 23일 개관하였습니다.

 

 

 

용산역사박물관

전화번호: 02-2199-4600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4길 35-29 관람시간: 10:00 ~ 18:00(입장종료 30분전) 관람료 무료

museum.yongsan.go.kr:443

 

▲ (구) 용산병원 센터동과 진료동 자리에는 지하 6층, 지상 최고 34층 높이의 주거·상업복합 건물에 685가구 규모 주택과 쇼핑·문화 융합단지를 조성됩니다. 이 사업으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기부채납)는 약 665억원에 이릅니다. 박물관 활용을 위한 용산철도병원 리모델링과 수장고 설치(474억원), 어린이집 신축 이전 및 풋살장 도입(111억원), 도로 신설(80억원)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 영화 ‘1987’에서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당하던 중 사망하자 한 의사가 급히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불려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는 당시 중앙대학교 용산병원 의사인 오연상 교수님으로, 영화에서는 박종철 열사에게 강심제까지 사용하며 살리려 애쓰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결국 박종철은 사망하고 이를 덮으려는 대공수사처의 움직임을 눈치챈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는 오연상 교수님이 일하는 병원 화장실에 숨어 공안 경찰의 감시를 받는 오연상 교수님과 접촉해 그날의 진실을 듣게 됩니다.

 

▲ 영화 ‘1987’에서는 (구) 용산병원 옛동과 비슷한 건물에서 촬영했습니다. 1층 복도의 모습, 그리고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화장실의 모습 모두 그 당시의 옛동의 모습과 아주 유사합니다.  오연상 교수님은 현재 흑석동에서 오연상 내과의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오연상내과의원

당뇨전문 클리닉으로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으로 여러분의 건강지킴이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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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병원 폐원 2달 간의 변화

▣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이 2011년 3월 26일 흑석동 병원으로 이전하면서 기존에 병원 처방전을 중심으로 운영해오던 문전약국들이 설자리를 잃어버렸다. 용산병원 처방전을 대상으로 운영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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