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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먹을거리

서울의 평양냉면 전문점 <필동면옥>

by G-I Kim 2023. 6. 11.

▣ 필동 면옥은 중구 필동에 자리하고 있는 남산골 한옥마을 인근의 평양냉면 음식점으로 의정부 평양면옥 설립자의 자손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서울의 3대 평양냉면집 중 하나로 미쉐린가이드 빕 구르망에도 항상 선정되는 곳으로 정통 평양냉면을 선보이는 곳들 중에서도 특유의 섬세함을 가장 잘 표현해낸다는 평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1985년에 설립되었으며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 초반 필동의 직장에서 근무할 때 부터 다녔던 오래된 식당이기도 합니다. 

 

▲ 필동 면옥을 가기 위해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4번 출구에서 내려 퇴계로 36길을 따라 이동합니다. 필동 면옥으로 가는 길에 필동의 오래된 음식점 중에 하나인 필동반점이 보입니다.

 

정오경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당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필동 면옥은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김경필씨 부부가 1969년 경기도 연천에 개업한 <의정부 평양냉면>에서 갈라져 나온 식당입니다. 김씨 부부로부터 독립한 첫째 딸이 1985년 중구 필동에 필동면옥을 세웠고 둘째 딸이 같은 해에 을지로에 을지면옥을 세웠습니다. 을지면옥은 2022년 6월 세운상가 재개발에 따라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 2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식당으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필동 면옥은 서울의 3대 평양냉면집 중 하나로 2018년부터 미쉐린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휴무입니다. 개점시간은 오전 11시로 평일에는 오후 9시까지 토요일에는 오후 8시 30분까지 운영합니다.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4시에서 5시까지입니다. 가격은 냉면, 비빔면, 온면, 접시만두, 만두국 모두 1만 4천원입니다. 

 

▲ 식당 내부 인테리어는 옛날과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1990년대 초 처음 이 식당을 방문했을 때와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손님이 많아서 식당 종업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 비빔냉면과 물냉면, 그리고 접시 만두를 주문했습니다. 이곳의 물냉면의 경우 다른 냉면에 비해 육수가 심심한 맛이기 때문에 짭짤한 무김치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육수가 한 잔씩 나오는데 심심한 맛입니다.

 

▲ 식초와 간장 등이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평양 냉면의 정수는 심심한 맛에 기호에 맞게 간장과 식초, 겨자와 고춧가루를 골고루 섞어 먹는 것이라고 합니다.

 

▲ 비빔 냉면입니다. 원래 평양냉면은 꿩고기나 사골 우린 육수 또는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물냉면 위주라면 함흥냉면은 면 위에 맵게 무친 홍어회를 얹은 비빔냉면을 으뜸으로 칩니다. 하지만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 냉면 조리법이 뒤섞이고 고깃집에서 주로 냉면을 팔다 보니 지역보다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일반화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양냉면집에 비빔냉면이 있고 함흥냉면집에서 물냉면도 팔고 있습니다.

 

▲ 물냉면입니다.  이곳의 물냉면은 다른 평양냉면집에 비해서도 밍밍한 맛의 육수로 만들어졌습니다. <고기를 살짝 담갔다 꺼낸 맛>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맛입니다. 하지만 몇 번 먹다가 보면 깊은 맛을 알 수 있는 중독성이 있는 음식입니다. 언론 매체에 나온 탈북자 한 분의 의견에 따르면 대학생 때 먹던 평양의 옥류관 냉면과 필동면옥 의 냉면이 구분이 안 간다고 합니다. 

 

▲ 접시에 한가득 나온 평양 만두입니다. 원래 조선시대에는 밀의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만두는 부자들의 음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평양 만두가 대중화된 것은 1950년 대입니다. 평양 만두로 유명한 서울 장충동과 필동 일대는 식민지 시대 일본인 주거지였는데 평양이 공산화의 길로 접어드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 챈 평안도 부자들이 적산가옥을 사들이고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후 월남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담백한 냉면과 함께 나오는 따뜻한 평양 만두를 만들어 먹었으며 북한식 냉면을 뜻하는 '면옥' 가게는 이 일대에 집중적으로 몰리게 됐다고 합니다.

 

▲ 남김 없이 대부분의 음식을 다 먹었습니다. 

 

▲ 카운터에서 가평 잣엿을 판매하고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음식인데 상당히 맛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멀리 청명한 하늘 뒤로 남산 서울 타워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