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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행/베트남

베트남 북부 여행 2일 (6) 하노이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 야외 전시 공간

by G-I Kim 2021. 11. 5.

▣ 하노이 베트남 민족학박물관(Vietnam Museum of Ethnology, Bảo tàng Dân tộc học Việt Nam)은 베트남에서 살고 있는 54개의 민족의 오랜 역사와 생활 문화를 소개한 박물관입니다. 2층의 실내 전시장에는 각 종족들의 의복과 생활용품, 공예품, 각종 의례 용품 등을 전시해 놓았습니다. 야외에는 10여 채의 소수민족 건축물을 실제 크기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베트남의 민족 중 비엣족(낑족)이 가장 많아서 85% 정도이며 따이족, 타이족, 므엉족 등 소수민족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997년 11월에 개관하였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인 휴무입니다. 입장료는 40,000동(한화 2,000원)으로 본관 안내 데스크에는 한글 설명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베트남 산악 지역의 산림이 느껴지는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의 야외전시장, 2017년 2월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야외 전시 공간에는 숲처럼 조성된 넓은 공간에 소수민족들의 건물들이 있습니다. 베트남의 소수민족들은 대부분 베트남 전역의 도시에서 떨어진 곳에서 흩어져서 살고 있으며 북부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민족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고 주거양식에서 뚜렷히 다른 형태를 보입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주민들의 힘으로 집을 짓습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외부에 있는 야외 전시 공간에는 베트남의 소수민족들이 직접 짓거나 옮겨온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야외 전시 공간에는 10개 소수민족의 건물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자어족의 주상 가옥, 몽족의 노송나무로 만든 가옥, 비엣족의 기와지붕 집, 자-라이족의 무덤 집, 바나족의 공동주택, 황토로 만든 하니족의 집, 크메르족의 배 등을 가깝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의 베트남의 수상 인형극 극장, 2017년 2월
베트남의 수상 인형극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로 10세기 무렵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에는 2015년부터 수상인형극 극장을 개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박물관을 방문하였을 때는 오전에 2회, 오후에 4회를 공연하고 있었는데 당일 저녁에 다른 곳에서 베트남 수상 인형극을 관람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보지는 않았습니다. 베트남의 수상 인형극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로 10세기 무렵 농민들이 수확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연못이나 호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인형을 만들어 공연을 시작한 것이 시초입니다. 악단이 베트남의 전통 악기로 연주를 하는 동안에 실로 연결된 로이 누억이라는 인형을 사람들이 움직이며 물 위에서 공연을 합니다. 인형극의 내용은 베트남 전통사회의 이야기들로 물고기 잡기나 농부들의 일상, 소싸움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생 시 호찌민은 수상인형극을 통해 많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공산당 정책을 알리고 선전했다고 합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짬족의 주택, 2017년 2월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짬족의 주택, 2017년 2월 

 짬족(Chăm)의 주택입니다. 4개의 주택과 하나의 부엌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짬족은 닌투언성과 빈투언성의 해안가를 따라 거주하는 민족으로 2세기 말엽~17세기 말 현재의 베트남 중부에서 남부에 걸쳐 지배했던 참파 왕국의 후예입니다. 닌투언성과 빈투언성에 거주하는 짬족은 한 가족이 옆으로 나란히 서있는 여러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 건물들은 손님을 접대하는 곳, 부모들과 어린 자녀들을 위한 곳, 결혼한 딸과 부엌으로 사용하는 공간, 결혼식 공간, 쌀을 저장하는 곳, 어린 막내딸과 그녀의 가족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나뉘게 됩니다. 여러 채의 집이 나란히 따로 배치되어 있다는 것은 짬족의 모계 확대가족 체계가 해체되어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파 왕국의 대규모 사원의 흔적을 보여부는 꽝남 주 남쪽에 있는 미선 유적지)

 짬족의 조상인 참파(Champa)는 말레이계 인종이 중심이 되는 나라였으며 중국 사료에 등장하는 서기 137년경입니다. 7세기경까지는 유력한 국가로서 중국령인 동경 지방에도 압력을 가했었으나 8세기경부터는 베트남과 당나라의  압박을 받았고 해상왕국 스리비자야의 때문에 해상 활동이 억제되어 중개무역도 쇠퇴했습니다. 특히 10세기에 베트남이 중국의 지배에서 독립을 하면서 강성해지자 세력이 약화되기 시작하였으며, 레 호안이 지휘하는 베트남 군의 원정으로 참파의 수도 인드라푸라는 파괴되고 수도는 훨씬 남쪽인 비자야로 내려갔습니다. 이후로 참파와 베트남 간의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이 되어 약 5세기 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전쟁이 계속되었습니다. 참파의 군사력은 강력해서 13세기에 몽고가 수차례 침입을 하였으나 모두 격퇴하고 제봉아의 재위기에는 세 차례에 거쳐 베트남의 수도를 점령하고 왕까지 살해하는 등 베트남을 존폐의 위기까지 만들기도 했습니다. 참파군은 1177년 메콩강을 따라 올라가 캄보디아의 수도인 현 씨엠립 지역을 초토화시키도 했습니다. 하지만 1471년 베트남과의 전쟁으로 수도인 비자야가 파괴되고 소공국으로 전락했고 베트남인들의 동화 정책에 시달리다가 19세기에 소멸되었습니다. 참파에서는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물자도 많아서 도자기는 14~16세기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멀리 이집트 지역에까지 수출되었습니다.  베트남에 의해 세력이 위축된 참파인들은 원래 힌두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15세기에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급속하게 퍼지던 이슬람교가 소개되었으며 현재 참파인의 후손인 짬쪽은 대부분 무슬림입니다.

 

크메르족의 옥옴복 축제에 사용되는 전통배 응어,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크메르족의 옥옴복 축제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전통배 응어의 조정 경기로  수만 명의 관람객과 60여개 팀의 조정 선수들이 참여합니다. 

 베트남 남부의 크메르족의 옥옴복(Oóc Om Bóc) 축제에 사용되는 전통배 응어(Ngo)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1988년에 제작된 것을 2008년도에 박물관이 구입한 것으로 길이 25.6 미터, 폭 1.37 미터, 높이 0.6 미터 크기의 만든 나무 전통배입니다. 베트남 남부의 크메르인들은 매년 음력 10월 10일에 옥옴복 (Oóc Om Bóc) 축제를 하는데, 크메르족의 3대 축제 중 하나로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며 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합니다. 축제에서의 하이라이트는 전통배 응어의 조정 경기로 수만 명의 관람객과 60여 개 팀의 조정 선수들이 참여합니다. 축제날이 되면 속짱성 내 각 사원에서는 마을 장정들이 모여 전통 배 응어를 새로 만들고 수리하고 꾸미면서 축제를 준비합니다. 크메르족 전통문화에서 응어는 사원과 마을의 얼굴이자 신성하고 귀한 재산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과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크메르족의 전통 배 응어의 길이는 약 25~30미터이며 40~60명 정도의 배를 젓는 선수들이 있고  맨 위의 리더가 팀 전체를 조정합니다. 같은 크메르족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본엄뚝 축제라는 전통 배 조정 경기를 하는데 크기나 모양이 응어와 비슷하지만 좀 더 화려한 드래곤 보트를 사용합니다. 본엄뚝 축제는 크메르 제국 자야바르만 7세 왕대(재위 1181~1218년)인 12세기에 처음으로 거행되었는데, 캄보디아를 침범했던 참파국과의 해전(1177~1181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고 크메르 해군의 용맹함을 드높이고자 개최되었습니다. 현재는 물축제 한 달 전부터 캄보디아 전역의 주요 강가마다 프놈펜 본선에 출전할 400여 개 팀을 선발하기 위해 지역마다 예선전이 치러집니다.  

 

기와 지붕이 있는 베트남 북부 탕화(Thanh Hoa)성의 비엣족(킨족)의 주택,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베트남 최대의 민족인 비엣족(킨족)의 주택입니다. 베트남 북부 탕화(Thanh Hoa) 성에 있던 부유했던 가족의 주택을 옮겨온 것입니다. 1906년에 지어진 본관은 손님을 접대하는 거실, 조상을 숭배하는 방, 그리고 가장의 공간을 포함하여 5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방은 장남에게 이어졌고, 그다음에는 그녀의 손자와 증손자에게로 넘어갔습니다. 이 집은 1933년에 교육과 침실로 사용된 5개의 방을 추가하여 확장되었습니다. 온 가족이 부엌과 식당을 공유했습니다. 지붕은 기와로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의 너와처럼 생겼습니다. 비엣족은 보통 흙 위에 바로 집을 지은 단층의 지상식 가옥에서 생활합니다. 전통적으로 집의 주요 방향은 날씨에 저항하기 위해 남쪽이나 남동쪽이었는데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할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나 멀구슬나무(Meliaceae)나 빵나무(Artocarpus)와 같은 우수한 목재로 만들어졌습니다. 

 

베트남 북부 탕화(Thanh Hoa)성의 비엣족(킨족)의 주택 내부,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비엣족 주택의 내부에는 온가족이 같이 사용했던 부엌이나 조상을 모시는 공간, 수상 인형극에 쓰이는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비엣족의 거주 공간은 대부분 집, 마당, 뜰, 연못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앙에 위치하는 본채는 보통 3칸이나 5칸으로 구성되는데 가운데 칸은 조상을 모시는 제단 밧홍(Bat Hong)을 배치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입니다. 이 칸을 기준으로 양측 칸은 가족들이 쉬고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본채에 붙여 있는 골방이 있는데, 이 공간은 여성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며 식품이나 재산을 보관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부엌은 보통 가축을 사육하는 공간과 연결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남부지역의 부엌은 본 집과 연결되거나 바로 옆에 짓기도 합니다. 마당은 곡식을 말리는 공간인 동시에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열대 몬순기후의 조건과 어울려 바람이 잘 통하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외부 전시장, 2017년 2월

 베트남 산간 마을 처럼 조성된 전시장에 소수민족들의 주택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베트남은 몬순 기후에 속하는 열대 우림 국가로 다양한 민족 집단들이 존재했던 지역입니다. 또한 산간 지역과 평야 지역 그리고 해안 지역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지형이 있기 때문에 복잡한 민족 구성이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54개의 민족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엣족족이 85% 이상을 차지합니다. 따이족, 타이족, 므엉족, 화족, 커-매족 등은 100만 명 정도의 인구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재 수백 명만 존재하고 있는 민족도 있습니다. 

 

바-나족의 공동 가옥 냐롱(Nha Rong),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바-나족의 공동 가옥 냐롱(Nha Rong),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바-나족의 공동 가옥 냐롱(Nha Rong),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박물관 야외 전시장에는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있습니다.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인 꼼뚬에서 살고 있는 바-나족(Ba-Na, Bahnar)의 공동 가옥 냐롱(Nha Rong)입니다. 2003년에 40명이 넘는 마나족들이 직접 지었습니다. 총 높이 17미터이고 도끼 모양의 지붕 높이만 10미터입니다. 거대한 지붕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므로 지붕은 부족의 힘과 권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건물은 사회 및 의식 활동이 수행되는 마을의 중심으로 중요한 회의나 잔치가 모두 이루어지고 교육장소로도 이용되었습니다. 냐롱과 같은 바나의 공동 가옥은 지붕을 덮기 위해서 나무, 대나무, 짚 등을 사용했습니다. 이 가옥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이용해야 하고 내부에는 징, 북, 티렁, 한 현 피리 등 다양한 악기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공동 가옥의 앞마당에는 축제 때 신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나무 장식이 있습니다.  

 

  에-데족의 가옥,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에-데족의 가옥,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에-데(Ede)족의 주택은 길이 42미터의 고상식 주택으로 독특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사다리 하나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상식 주택은 바닥을 높게 만든 집으로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기, 습기, 해충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에-데족은 자-라이족과 더불어 중부 고원지역의 몬-크메르 어군의 종족들을 두 지역으로 양분시키면서 고원 내의 기름진 붉은 지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짬족 문화의 영향을 받은 원시적인 모계 사회를 이루고 있는데 한 집에서 딸과 손녀와 같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에-데족의 촌락은 규모가 크고, 마을 내의 가옥들은 서로 가까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주식으로 쌀을 재배하고 화전 경작지나 밭에서 윤작으로 작물을 재배하기도 합니다. 에-데족은 고상식 가옥에서 생활하는데 가옥은 길게 뻗어있는 배 모양으로 출입구는 긴 쪽의 한쪽 옆으로 붙어있습니다. 집의 전체 구조는 나무기둥에 의해 받쳐져 있는데, 뼈대가 보이지 않도록 지어졌습니다. 집의 길이는 그 안에 살고 있는 가족의 수에 비례하는데 길이가 100미터에 달하는 집도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가옥의 길이는 30~40미터인데 점차로 더 작은 가옥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집의 내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대략 1/3에 해당하는 공간은 손님을 접대하거나 가족들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그 나머지 부분은 다시 분할하여 각 부부가 한 칸씩 차지하게 됩니다. 가축은 고상식 가옥의 마루 아래에서 키우고 곡물 창고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에-데족의 가옥 내부,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에-데족 주택의 내부는 상당히 길고 넓습니다. 내부에는 항아리 등 에-데족이 사용한 가재도구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이런 주택에 거주하는 에-데족 가족은 모계 확대가족이나 모계적 가족 공동체 형태로서 가족의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콰상(khoa sang)>의 권위 아래에 놓여 있습니다. 이 ‘콰상’은 집안의 여러 일들을 처리하고 내부의 다툼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가족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존경받는 여성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녀는 조상들의 유산을 비롯한 가족의 공동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가족의 공동 재산으로는 청동 징 세트, 술을 담는 전통 항아리, 큰 나무의 몸통을 깎아 만든 커다란 <콰상> 전용 안락의자와 손님을 위한 걸상 등이 있습니다.

 

 자-라이족의 무덤집,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자-라이족의 무덤집,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자-라이족의 무덤집의 조각상들에는 임신한, 여인상이나 성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묘사되어 있는데 모두 다산을 의미합니다. 

 자-라이족(Gia-Rai)은 중부 고원지역의 몬-크메르 어군의 민족으로 에-데족과 마찬가지로 짬족 문화의 영향을 받은 원시적인 모계 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라이족의 장례식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 특히 무덤 집을 만드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됩니다. 무덤 집은 죽은 사람이 영혼으로 변화되어 자신들의 조상들과 함께 저승으로 가게 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같은 모계 종족 집단의 구성원들과 가까운 친척들은 하나의 무덤 안에 같이 매장을 했고 후에는 사위도 같이 매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무덤이 가득 차면 주위를 확장해서 다른 관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자-라이족의 무덤 집은 주위에 나무 울타리가 빽빽하게 둘러쳐져 있는데 무덤 집 안에는 남자, 여자, 새와 호리병박의 모습을 새긴 나무 조각 등이 들어 있습니다.

 

 우아하고 여러 동물 문양이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는 꺼-뚜족의 무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꺼-뚜(Cơ-tu)족은 몬-크메르 어군의 민족으로 6만 명이 조금 넘는 소규모 민족입니다.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에 살고 있는데 박물관에는 꽝남 성의 꺼-뚜족 무덤 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꺼-뚜족은 뛰어난 건축술을 가지고 있어 우아하고 여러 동물 문양이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는 건물들을 만듭니다. 무덤 집 안의 여러 장식이 달려 있는 나무 조각품들은 생생하고 다양한 형상들을 담고 있습니다.

 

베트남 북동부  타이응우옌 지역의 따이족의 고상식 주택,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베트남 북동부  타이응우옌 지역의 따이족의 고상식 주택,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따이-타이 어군 중에 하나인 따이(Tay)족의 고상식 주택입니다. 베트남 북동부 타이응우옌 지역의 주택입니다. 따이족은 베트남에서 두번째로 많은 소수 민족으로 160만 명이 넘게 북베트남에서 살고 있습니다. 현재 살고 있던 지역의 토착민으로 따이족 촌락은 40~50채에서부터 최대 100채에 이르는 가옥이 모여 있으며, 산이나 구릉지의 입구, 강, 하천의 근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침입자들을 방어하기 위해 마을 주변에 대나무 울타리나 해자를 따라 돌담을 쳐놓고 있습니다. 가옥은 고상식으로 지붕은 2중이나 4중으로 겹쳐 있는데, 야자나무 잎, 기와나 이엉으로 엮어져 있습니다. 가옥 내부는 칸막이로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뒤쪽 공간은 침실과 부엌으로 사용하고 앞쪽 공간은 손님 응접실과 아이들의 방, 조상을 모시는 제단을 놓아두는 곳으로 사용합니다. 기둥은 나무의 몸통을 잘라 만들며 기둥 밑부분을 돌덩어리로 받쳐놓습니다. 나무 마루는 난간이 있는 발코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옥 아래쪽에서는 가축을 키우거나 농기구를 보관합니다.

 

자오(야오)족의 고상식 주택,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허몽-자오 어군 중에 하나인 자오족(Dao)의 고상식 주택입니다. 베트남 서북부 라오까이 성의 주택입니다. 자오족 또는 야오(Yao)족은 대부분 베트남 북부의 산간 여러 지역에 거주하며 중국, 태국, 라오스에서도 살고 있습니다. 18세기와 19세기 사이에 원래 거주지였던 푸지안성, 광뚱성, 광시성에서 이주해 온 민족입니다. 자오족은 인구가 작은 고립된 마을에 모여 사는데 논농사와 윤작으로 화전 경작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언덕의 구릉지나 하천 근처의 산마루에 촌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오족의 가옥은 지상식, 고상식, 반 고상식 세 가지 형태로 지어져 있습니다. 박물관에 설치되어 있는 고상식 가옥은 따이족, 눙족, 비엣족의 이웃에서 살아가는 정착형 자오족들이나 녹색 치마, 긴치마를 입는 자오족, 화전 경작을 하는 박깐 지역의 산찌족들 마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가옥의 내부구조는 형태와 상관없이 거의 동일한데 내부의 중앙 뒤쪽으로 술 항아리와 절인 고기를 보관하는 작은 칸막이 방이 있으며, 칸막이로 나누어진 벽의 정면으로 조상을 모시는 제단이 있습니다.

 

 베트남의 전통적인 상수도 시스템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대나무를 이용한 방법인데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어느 지역의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산악지역의 소수민족들은 이런 시스템을 이용하여 산간지역의 계단식 논에서 아직도 농사를 하고 있습니다. 

 

몽족의 노송 나무로 만든 주택,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허몽 내지 몽(Hmông)족의 노송 나무로 만든 주택입니다. 몽족은 허몽-자오 어군에 속하는 민족으로 베트남, 중국, 라오스, 태국 등지에 사는 민족입니다.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중에 하나인 묘족과 같은 민족 집단으로 같은 계통의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묘족은 전 세계에 천만명 정도가 살고 있으며 베트남에 100만 명 정도가 있습니다. 절대다수의 몽족이 라오스 내전에서 파테트 라오의 공산주의 군대에 맞서 싸웠으며 라오스 공산화 후 상당 수가 미국 등 서방국가로 망명하여 미국에만 25만 명 이상이 살고 있습니다. 몽족의 가옥은 건축학적으로 아주 간단하며 일반적으로 세 칸의 방과 두 개의 별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조상을 모시는 제단은 중간 칸에 위치해 있고, 양쪽의 측면 칸은 부엌과 침실로 사용됩니다. 몽족은 주로 옥수수, 쌀, 콩 등을 재배하고 가축 사육과 가내수공업도 발달했습니다.

 

자연식 흙집인  하니족의 주택, 베트남 민족학박물관, 2017년 2월 

 자연식 흙집인 하니(Hà Nhì)족의 주택입니다. 하니족은 티베트-버마 어군으로 주로 베트남 북서부인 주로 라이쩌우 성과 라오까이 성에 거주하는 규모가 작은(인구 20여만 명) 소수민족입니다. 하니족은 여러 시대에 걸쳐 중국의 윈난 지역에서 베트남으로 이주했는데 하니족은 2~3세기 이전부터 라이쩌우 성에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약 150년 이전부터는 라오까이 성에 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니족은 일반적으로 지상식 가옥에 거주하지만 타이족의 영향을 받아 드물게 고상식 가옥에서 살기도 합니다. 한 곳에 50~60여 가족이 정착하여 살고 있고 화전 경작지나 계단식 논에서 쌀을 재배하고 살고 있습니다. 하니족의 주택은 황토, 돌, 나무, 볏짚으로 만들었는데 베트남 북서부 산악지대의 연교차가 심한 날씨에 견딜 수 있도록 창문을 만들지 않고 벽 중앙에 있는 구멍으로 최소한의 일조량과 환기를 확보했습니다. 흙집의 두께는 40 센티미터가 넘으며 겨울의 추위와 여름의 고온 다습한 기후로부터 보호합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의 서점, 카페, 야외 화장실, 2017년 2월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에도 관련 책자가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서점과 카페가 있고 야외 화장실은 2곳이 있습니다. 카페에서는 식사는 판매하지 않고 음료수만 먹을 수 있고 화장실은 겉으로 보아서는 사무실 건물처럼 생겼습니다. 

 

베트남 민족학박물관의 동남아시아 전시장,  2017년 2월 

 2013년 11월에 개관한 동남아시아 전시장입니다. 2013년 11월에 개관했으며 베트남 이웃 국가들의 민속놀이, 대화, 인사법, 문화유산 등을 전시하고 있어 베트남과 이웃 국가들 문화 간에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한복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이곳은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박물관은 남쪽과 서쪽에 대로가 있지만 북쪽과 동쪽에는 주택가와 D'. Palais Louis라는 27층 높이의 고급 아파트도 있습니다.  이런 주택들은 박물관 야외 전시장도 잘 보이고 주변 경관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박물관을 관람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하노이를 떠나 베트남 불교의 성지인 옌뜨 산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