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남산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Millennium Hilton Seoul Hotel) 2022년 12월 마지막 주 (1) 메인로비, 아트리움, 실란트로 델리

by G-I Kim 2023. 1. 5.

▣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Millennium Hilton Seoul Hotel)' 은 1977년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교 건축학과에 있던 김종성 교수에게 직접 찾아가서 세계적 호텔을 설계해 달라고 부탁하여 만든 호텔입니다. 1983년에 개관한 이 호텔은 매년 크리스마스 기간마다 진행하는 자선 열차 이벤트로도 유명한데 이 기간동안 지하 1층을 중심으로 둥글게 모형 열차들과 마을의 모형 디오라마를 설치하는데 퀄리티가 꽤나 정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IMF 사태와 대우그룹 해체 이후 1999년 싱가포르 홍령 그룹 계열 CDL에 매각되었고 2021년 이지스 자산운용에 매각되었습니다. 그리고 40년간 하루도 안 쉬고 달려왔던 이 호텔은 2022년 12월 31일 문을 닫았습니다. 2022년 12월 마지막 주 호텔이 문을 닫기 전 월요일과 금요일에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을 방문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정문 앞, 2022년 12월

▲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정문 앞에는 'PIT-A-PAT'라는 연인을 표현한 청동 조각상이 서 있습니다. 정문에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이라는 문구가 로고와 함께 붙어 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은 1983년에 <서울 힐튼>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으나 주인이 바뀌면서 2004년에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으로, 2019년에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로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정문 회전문, 2022년 12월

▲ 호텔의 주출입구인 회전문입니다. 회전문 중앙에도 청동 조각상이 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2022년 12월

▲ 호텔의 주출입구인 회전문으로 들어서면 웅장한 6미터 높이의 메인 로비가 나타납니다. 힐튼 호텔의 로비는 이탈리아산 대리석과 미국산 참나무 베니어 등 당대 최상의 소재를 사용했고 기둥에 있는 동판은 국내 방위 산업 기업인 풍산이 납품하고 일본 장인이 직접 닦아내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문 근처 중앙 로비의 양쪽에는 커피 등 다과를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 곳에는 오래된 여행 가방들과 호텔이 개관한 해인 1983이라는 숫자와 힐튼이라는 이름이 있는 작은 책장이 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 로비를 따라 좀 더 걸어 들어가면 18미터 공간의 거대한 아트리움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넓은 로비는 국내에 최근 세워진 호텔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로비는 메인(Main Lobby)과 지하 1층(Lower Lobby)으로 구분되는데 남산에서 서울스퀘어 방향 쪽으로 경사진 부지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지하 로비부터 2층까지 약 18 미터에 이르는 공간의 경사면에 계단을 만들고 가운데는 비워 두어서 개방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입니다. 호텔 전체 면적의 40%에 해당하는 공간을 아트리움이 차지하고 있는데 건설 당시 국내에서는 파격적인 건물 형태였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 아트리움 천장인 2층에는 채광창이 있어 자연광이 들어오는 때문에 시야가 넓고 안정감과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 2022년 12월

▲ 아트리움의 1층 로비와 로어 로비 사이에 설치된 계단에는 다른 호텔에서 보이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이지 않습니다. 건축가 김종성님은 백화점 또는 공항 터미널을 연상시키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합니다. 계단이 로비에서 가운데로 조금 내려온 후 오른쪽과 왼쪽으로 갈라지고, 그러면서 생기는 중앙 빈 공간에는 분수대를 두었습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분수대는 미니어처 힐튼 빌리지 때문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 분수는 중앙에 직경 3미터의 로소 레반토 (Rosso Levanto) 대리석 원형 분수를 두고 각 대각 방향 네 군데에 직경 1.5 미터의 작은 원형 분수를 두어, 분수에서 분수로 물이 흐른 후 아래층에 배치한 트래버틴(Travertine) ‘연못’에서 머물다 배수되는 형태입니다. 건축가 김종성님의 작품입니다. 이 분수대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처럼 사람들이 던진 동전들이 있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의 브론즈 난간,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아트리움의 브론즈 난간, 2022년 12월

▲ 로비 중앙계단 주변의 난간 손잡이에서 40년이라는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비의 기둥이나 손잡이 등 내장재에 사용한 브론즈는 당시 방위산업체로서 동 제품에 기술력이 탁월한 풍산 금속에서 황동 시트를 공급받아 만들었습니다.  원통형 기둥과 수평 피복하는 부품을 제작한 후, 일본에서 온 브론즈 가공 장인과 그의 조수 몇 사람이 엷게 희석한 황산을 스펀지로 도포해 짙은 색상을 만드는 수공업 방법으로 브론즈 색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중앙 로비의 녹색 대리석 베르데 아첼리오, 2022년 12월

▲ 호텔 정문과 중앙 로비 벽면을 구성하는 대리석은 알프스에서 채석한 녹색 대리석 '베르데 아첼리오'로 지금은 이 대리석을 사용하고 있는 건축물이 없다고 합니다. 또한 지금 구할 수도 없는 대리석이기도 합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로비 바닥의 로만 트래버틴 대리석, 2022년 12월

▲ 로마 건축물 재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리석(로만 트래버틴)을 바닥에 깔았는데 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일부 움푹 패인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힐튼 호텔에 사용된 대리석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설계에 의해 1958년에 건설된 미국 뉴욕의 시그램 빌딩(Seagram Building)에 대리석을 납품한 회사에서 구했다고 합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로비 목재 벽면, 2022년 12월

▲ 목재 벽면은 미국에서 벌목한 1.5 ㎜ 두께의 참나무 패널링으로 만든 베니어 등을 마감재로 사용해 한국 건축사에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아하고 세련되며 기능적으로도 완벽한 최고의 공간을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싶었던 김종성 건축가는 네트워크와 정보를 총동원해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자재를 구해서 썼다고 합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로비 반려동물 포토월, 2022년 12월

호텔 로비에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을 찾아오는 반려동물을 환영하는 의미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포토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동반한 반려동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포토월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필수 해시태그를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면 특별한 선물을 받아 볼 수 있는 ’VIP 포토 콘테스트’ 이벤트도 진행되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반려동물 동물 패키지,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페이스북 발췌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은 2020년부터 국내 5성급 호텔에선 가장 먼저 반려동물 전용 패키지를 내놓으며 ‘럭셔리 펫캉스(반려동물과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를 선도하였습니다. 호텔 4층에는 반려동물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 라운지를 마련했고 로비에 포토존이 마련되었습니다. 펫 패키지 예약 시 제공되는 남산 둘레길 반려동물 트레킹 코스 지도를 보면서 산책을 다녀올 수도 있었습니다. 최고급 재료로 조리한 펫 전용 식사 1회분과 각종 프리미엄 브랜드의 펫 라이프스타일 상품, 반려동물을 동반한 투숙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배변패드, 배변봉투 등 필수용품도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반려동물 유모차 사용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로띠에 노블레스돔 (Lottie Noblesse DOME) 유모차를 무료로 대여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몸무게 10킬로그람 이하의 반려동물만 이용이 가능했습니다. 

 

▲ 로비 한쪽에는 힐튼 호텔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메모리스 라스트 포에버라는 문구는 조명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동안 호텔을 이용해준 고객들을 위한 호텔측의 세심한 배려입니다. 우리도 이 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 힐튼 호텔 메인 로비 중앙에 설치된 마지막 성탄절 트리입니다. 테이블 위에 설치된 성인의 키보다 높은 금색 트리는 반짝이는 전구는 없지만 매우 품위 있게 보입니다. 

 

▲ 매년 성탄절이면 힐튼 호텔에서는 다른 모습의 성탄절 트리를 전시했는데 올해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금색의 트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2022년 12월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2022년 12월

▲ 메인 로비 입구쪽에는 '실란트로 델리(Cilantro Deli)'라는 델리카트슨이 있습니다. 1988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식빵 등 빵 류와 케이크, 패스트리, 빵, 햄과 치즈를 판매하고 다양한 메뉴를 테이크 아웃 메뉴로도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까지입니다. 호텔 폐점 직전인 2022년 12월 30일까지 운영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의 케이크들, 2022년 12월

▲ 진열장에 보이는 아주 맛있어 보이는 고급스러운 케이크들입니다. 마카다미아 치즈 케이크, 왈럿파이, 오렌지 쉬폰 케이크, 과일 케이크, 초콜릿 케이크, 스토베리 타르트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5~6만원 정도입니다. 실란트로 델리에서는 최소 3일전에 주문을 하면 특별한 날을 위한 스페셜 케이크를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의 과일 크루아상들, 2022년 12월

▲ 딸기나 포도 등의 과일이 듬뿍 들어간 과일 크루아상입니다. 크루아상은 초승달 모양의 빵으로 1683년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전해졌고, 루이 16세의 왕후가 된 오스트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프랑스에 전해진 음식입니다. 가격은 12,000원입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의 샐러드와 샌드위치, 2022년 12월

▲ 샐러드와 샌드위치는 테이크 아웃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샌드위치는 6 종류로 가격은 10,000 ~ 15,000원 정도이고 샐러드는 18,000 ~ 22,000원입니다. 

 

1983 애프터눈 티 세트,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페이스북 발췌

▲ 2022년 8월부터 실란트로 델리에서는 연말 운영 종료를 앞두고 호텔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구성된 ‘1983 애프터눈 티 세트’ 를 제공하였습니다. 원래 12월 성탄절 무렵에 ‘1983 애프터눈 티 세트’를 예약하려고 했으나 예약이 완판 되어 안타깝게도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용 가능했으며, 가격은 일인당 4만 9천원으로 최소 2인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고 별도 요금(1잔 35,000원)으로 샴페인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1983 애프터눈 티 세트,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페이스북 발췌

▲호텔의 개관년도를 의미하는 '1983 애프터눈 티 세트'는 실란트로 델리의 마지막 애프터눈 티로 하여금 40여 년의 호텔 역사가 담긴 티 푸드와 함께 추억을 그릴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병풍 모양의 호텔 외관을 그대로 재현한 트레이가 준비되고 다채로운 호텔 시그니처 디저트 및 세이보리 아이템 등 클래식한 무드의 특별한 티 타임을 제공했습니다.

 

1983 애프터눈 티 세트,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페이스북 발췌

▲ 1983년부터 지금까지 호텔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도록 셰프들의 다양한 시그니처 메뉴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란트로 델리의 ‘마카다미아 치즈케이크,’ ‘에클레어,’ ‘크렘 브륄레’ 외에도 국내 호텔업계 최초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폰테’의 스페셜티 ‘티라미수’ 등 달콤한 디저트류와 20년동안 많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은 프렌치 레스토랑 ‘시즌즈’의 시그니처 카나페로 구성된 세이보리 아이템도 함께 맛볼 수 있었습니다.

 

썸머 블루 애프터눈 티 세트, 2022년,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스프링 그린 애프터눈 티(Spring Green Afternoon Tea) 세트, 2021년,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파리의 오후 (Afternoon in Paris) 애프터눈 티 세트, 2020년,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윈터 원더랜드(Winter Wonderland) 애프터눈 티 세트, 2019년,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 실란트로 델리(Cilantro Deli)에서는 매년 색다른 테마로 애프터눈 티를 선보였습니다. 호텔 페이스북과 언론에 보도된 실란트로 델리의 애프터눈 티 사진을 모아보았습니다. 

 

 

망고 뷔페 렛츠고 망고 (Let's Go Mango), 2017년, 밀레니엄 힐튼 서울 1층 로비 실란트로 델리

▲ 실란트로 델리에서는 2017년 2월부터 매주 주말 망고 뷔페 '렛츠고 망고'를 진행했습니다. 망고 뷔페에서는 신선한 망고와 함께 망고타르트, 망고치즈케이크, 망고아몬드케이크, 망고크림롤, 망고레몬파이 등 망고로 만든 다양한 요리가 제공되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실란트로 델리, 노엘 케이크, 2019년

▲ 2019년 실란트로 델리에서 판매한 크리스마스 스페셜 케이크 '노엘 케이크' 입니다. 통나무 장작 모양의 레드벨벳, 그린티, 초코, 모카 맛 케이크이었습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실란트로 델리, 2022년 12월 30일 저녁

▲12월 30일 저녁에 힐튼 호텔에 도착한 후 실란트로 델리에서 케이크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케이크는 정오경에 이미 완판 된 상태였습니다. 실란트로 델리에서 제공했던 호텔 시그니처 아이템 망고 빙수와 천연 벌꿀집이 통째로 올려진 팥빙수도 이제 맛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